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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떨리는 일

by 박수민

스물세 번째 이야기 [2024. 2. 20. 화]


누군가 “최근에 가장 설레었던 순간은?”이라고 묻는다면, 오늘이다. 태어나서 처음 원고 투고 메일을 보냈다. 그동안 써두었던 원고를 모으고 정리해서 한 권 분량으로 만들어 출판사 한 곳에 보냈다. 본격적인 투고 전 원고의 반응이 어떨지 궁금해서 보내보았다. 그 출판사 대표는 여러 권의 책을 냈고, 베스트셀러도 몇 권 된다. 읽어본 책도 있고, 읽지 않은 책도 있다.


어쨌든 베스트셀러를 몇 권 냈으니 내 원고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해주시겠지. 베스트셀러를 목표로 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많은 분이 읽어주시면 더 기쁠 것 같기는 하다. 첫 책이 나오는 날은 어떤 기분일까. 메일을 보내면서도 두근거렸는데, 내 책을 직접 보게 된다면 지금보다 훨씬 떨리겠지.


여러 권의 책을 낸 사람은 자기의 책을 서점에서 보면 어떤 마음이 들까. 나는 너무 좋아 매대를 찍고, 책이랑도 같이 찍고 그야말로 인증샷 파티를 벌일 것 같은데 말이다. 여러 권의 책을 내면 짐짓 점잖은 척하며 내 책을 마주할 수 있을까. 모를 일이다. 리액션이 좋은 나는 소리나 지르지 않으면 다행이다. 책을 쓰다듬으며 눈물 지을지도. 이런 상상을 하니 벌써 너무 행복해진다.


처음은 항상 설레고 떨리는데, 첫 투고 메일이라니 날리는 비바람마저 그저 황홀하다. 회신을 받고도 이런 설레고 행복한 기분을 간직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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