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번째 이야기 [2024. 4. 4. 목]
오랜만에 친구들과 만나기로 했다. 주말을 이용해 서울에 사는 친구네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갑자기 한 친구가 아프단다. 전 날부터 배가 아프다고 하더니 하룻밤 자고 일어나도 여전한가 보다. 병원에 갔더니 장염이란다. 수액 맞고 쉬고, 내일도 아프면 다시 병원에 가야 한단다. 친구는 어쩔 수 없이 기차표를 취소했다.
친구를 따라서 기차표를 취소해야 하나 고민하다 ‘내가 아픈데 친구들끼리 모이면 이해는 하지만, 서운할 것 같아’서 표를 취소하기로 했다. 5월에도 친구 결혼식이 있어 서울에 가야 하니 이번 주말에는 집에서 쉬기로 했다.
같이 가기로 한 친구가 아파서 오지 못하는데 둘이서만 모이려니 어쩐지 미안스럽다. 우리 셋은 자주 모인다. 서울, 부산, 마산에 사는 우리는 두세 달에 한 번은 만난다. 함께 푸바오도 보러 가고, 콘서트도 가고 대구에 모여서 맛집 탐방을 하기도 한다. 사실 우리의 만남은 먹는 것에서 시작해 먹는 것으로 끝난다. 그런데 장염에 걸린 친구는 며칠간 흰 죽밖에 못 먹는다고 하니 만나서 할 것들이 확 줄었다. 벚꽃을 보러 가는 것 빼고는 어디에서 무얼 먹고, 또 어디 유명한 맛집을 가는 게 계획의 전부였다.
원래도 잘 먹지만, 함께니 더 잘 먹게 된다. 셋이서 보기로 했으니 이번에는 표을 취소하고 멀지 않은 날 다시 만나기로 한다. 여름은 아니지만, 장염에 걸릴 수 있으니 모두들 건강 유의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