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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내일의 나는

by 박수민

집으로 돌아와 샤워기를 틀고 물을 맞을 때면, 오늘 하루도 무사히 보냈다는 것을 실감한다. 어떤 하루를 보냈든 시간은 흐르고 내 한 몸 편히 뉘일 나만의 포근한 공간에서 평온한 시간을 보낸다. 그런데 유난히 마음이 힘든 날에는 집으로 돌아와서도 온전히 쉬지 못하고 하루 있었던 일을 떠올려보게 된다. 한숨이 새어 나올 때쯤, 억지로 생각을 멈추고 유튜브를 켠다.


새로운 자극으로 마음속 걱정을 잠시 밀어낸다. 그러다 좋아하는 심리학자의 강연이 알고리즘을 타고 눈앞에 뜨면 괜스레 위로받는 기분이다. 알고리즘은 내 취향과 심경을 꿰뚫고 있는지 볼만한 것들을 하나 가득 펼쳐 보인다. 마치 “이렇게 흥미로운 게 많은데, 딴생각할 수 있겠어?”하고 묻는 듯하다. 그렇게 유튜브에 이끌려 이 영상 저 영상 보다 보면 어느새 까무룩 잠에 든다.


‘책을 가까이해야지’ 하지만, 생각이 많은 날엔 아직 도파민이 팡팡 터지는 짧은 영상을 보게 된다. 짧은 영상 몇 개 봤을 뿐인데, 시간은 또 어쩜 그리 잘 가는지 거기에 잠시 몸을 맡기고 시름을 잊는다. 내일은 덜 고단하길 바라며.





#책과강연 #백백프로젝트 #숨돌 #매일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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