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긍정적인 생각으로 대피하기

by 박수민

1월과 2월을 어영부영 보낸 탓에 3월에는 새로운 걸 많이 시작했다. 매일 글쓰기, 책 읽기 모임 두 개, 다음 주면 시작하는 오프라인 모임까지. 욕심껏 하고 싶은 것들로 하루를 채웠다. 문제는 모두 매일 같이 해야 하는 것들인 데다 비슷한 시기에 시작해서 적응의 시간이 짧다는 거다. 그리고 책을 드문드문 읽는 터라, 동시에 두 권을 번갈아 읽는 게 아직은 쉽지 않다. 얼마 전 이직도 했으니 3월은 온통 낯선 것들로 채워지는 느낌이다.


그러고 보면 유년시절의 3월은 낯설고 새로웠다. 바뀐 교실과 친구들 그리고 선생님까지. 그때는 어땠나 돌이켜보면, 다행히 가까운 친구들 몇 명은 꼭 같은 반이었다.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적응했던 기억이다.

몇 번 이직을 했지만, 그때도 처음에는 그저 조용히 일만 하며 적응해 나갔다. 그러다 한두 명씩 얼굴을 익히고 이야기를 나누고 친분을 쌓아갔다. 낯설고 어색한 건 당연한 건데도 부정적인 감정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정작 일을 관두면, 일을 하고 싶어 할 거면서 말이다.


천천히 적응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일도 새롭게 하는 것들도 모두 누군가 등 떠밀어서 한 게 아니다. 내 의지로 하고 싶어서 하는 것들이니, 처음의 그 기분 좋은 떨림을 기억하자. 지금은 긍정적인 생각으로 숨어들 때다.




#책과강연 #백백프로젝트 #숨돌 #매일쓰기

keyword
이전 24화부디 내일의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