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어디에 감춰뒀길래

오늘 마음은 숨바꼭질

by 박수민

요 며칠 좋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자그마한 일에도 괜스레 짜증이 나고 입을 삐죽거렸다. 돌아보면 그럴 일이 아닌데, 자꾸만 속이 상했다. 가만히 앉아 심호흡을 했더니 마음이 조금 가라앉았다. 그렇다고 기분이 좋아진 건 아니지만 훅 하고 올라온 감정은 차분해졌다.


그러고 있는데, 친구가 사진을 하나 보내왔다. 커피숍에서 수박주스를 먹었는지 각도까지 신경 써서 찍은 사진이다. 잠깐이지만 친구는 주스를 마시고 행복하다고 했다. 평소 마시는 커피보다 비쌌지만 기분을 위해 충분히 투자할만하다고 했다. 그 사진을 보며 생각했다. 나를 위한 한잔의 주스만으로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는데 나는 왜 그러질 못했을까. 어쩌면 나를 괴롭힌 건 그 누구도 아닌 나일지 모른다.

내 마음 같지 않은 일에 마음을 내어주고는 잔뜩 찌푸렸다.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차라리 그러려니 했으면 평화로웠을 텐데 말이다. 아직 내공이 부족하다. 매번 놓아주는 것이 어렵다. 부정적인 것에 마음을 쓸 시간에 친구처럼 맛있는 것을 먹거나 좋아하는 일을 했으면 기분이 나아졌을 텐데 그런 생각도 하지 못한 채 내 마음만 달달 볶았다.

다가오는 주말에는 집 근처 예쁜 카페 하나 찾아둬야겠다. 어느 날 문득, 마음에 먹구름이 잔뜩 낀 날 좋아하는 커피 한 잔 마시며 꽁꽁 숨어 있는 행복을 찾아야지.


#책과강연 #백백프로젝트 #오늘이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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