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작은 초콜릿 한 조각이 어느 날은 나를 버티게 했다. 일하다 힘들 때면 노래를 듣거나 달달한 간식을 입에 넣고 오물거린다. 그 달콤함이 입안에서 사라질 때까지 일을 손에서 놓고 딴짓을 한다. SNS를 보기도 하고 쇼핑앱을 뒤적거리기도 하며 달궈진 마음을 식힌다.
한 때 일이 정말 힘들 때가 있었는데, 일보다는 함께 일하는 거래처 직원이 정말 나를 들들 볶았다. 그녀는 업무에 대한 불안도가 매우 높은 사람으로 밤 12시에도 무언가 생각나면 메시지를 마구잡이로 보냈다. 연락이 닿지 않으면 팀장에게까지 연락했으니 그녀를 피하기는 어려웠다. 동료들은 전화만 안 받아도 업무 처리가 빨라지겠다며 혀를 내둘렀다. 어느 날은 점심시간에도 그녀의 하소연을 듣느라 그냥 넘길 정도가 됐고, 업무 스트레스는 심해져서 입맛도 밥맛도 모두 잃고는 아무것도 먹지 않을 때가 있었다.
마른 나뭇잎처럼 곧 타버릴 것 같을 때 친한 동료는 점심시간이 끝나기 전에 내 자리로 와서 빵이며 간식을 챙겨주었다. 그마저도 먹지 않는 것을 알고는 초콜릿도 까서 입에 넣어주고 억지로 빵도 입에 넣어주었다. 함께 웃으며 일할 때가 그립다는 쪽지도 써주며 내가 힘낼 수 있도록 곁을 지켜주었다. 업무 파트는 달랐지만 같은 층에 있는 그녀는 아주 살뜰히 나를 챙겨주었고 한동안 매일 자그마한 초콜릿을 맛별로 건네주었다. 그리고는 ”내 전화번호부에 너 미니쉘이라고 저장되어 있다 “며 웃었다. 그 웃음을 보며 저 사람은 왜 이렇게까지 나를 챙길까 의문을 가졌다. 그 후로 나는 그녀에게 매일 그녀가 좋아하는 젤리를 사다주며 제일 큰 거는 아무도 주지 말고 혼자 먹으라고 일러주었다.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며 자리로 돌아오곤 했다.
사실 나는 그녀가 준 초콜릿보다 세모난 초콜릿을 좋아했지만, 한 번도 말한 적 없기에 아직도 그 사실을 모를 테지. 왜 그 초콜릿이었을까. 궁금해서 물었더니 바수미니여서 미니쉘이라고 알 수 없는 라임을 했다. 엉뚱하지만 사랑스러운 사람이었다. 아메리카노에 시럽 세 번 정도는 짜 넣어야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하던 달콤한 것을 좋아하는 초콜릿 같은 사람. 그녀 덕분인지 나는 아직도 힘들 때면 초콜릿을 먹는데 그때마다 그녀가 생각난다. 이러려고 그 많은 초콜릿을 먹였나. 나는 아직도 그녀가 아니었으면 더 빨리 그 회사를 관뒀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녀는 내게 쉼이자 초콜릿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