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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완전신간 Aug 07. 2023

화장품 어디서 맞추셨어요?

맞춤형 화장품의 미래


세상에 단 하나뿐


맞춤 가구, 맞춤 정장. '맞춤'이라는 단어는 흔하다. 여기서 '맞추다' 제품이 획일적이지 않, 개별 요구 사항을 반영다는 의미다. 지금은 맞춤형 건강식품이나 맞춤형 화장품, 그리고 의학 영역에서도 유전자 맞춤 치료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신사에게 맞춤 수트란 마치 현대판 갑옷과도 같지."(영화 '킹스맨' 중)


특히 맞춤형 화장품은 생긴 지 3년 된 신생 단어로서, 국내에 관련 제도가 신설되면서 등장했다. 맞춤형 화장품은 기존 화장품에서 원료나 다른 화장품을 혼합하여 소비자의 필요에 맞게 제조한 화장품이다.


우리나라맞춤형 화장품 세계 최초로 제도화한 나라이고, 미국과 유럽은 이를 기존의 화장품 관련 법과 별도로 구분하지는 않았다. 식약처에 따르면 세계 맞춤형 화장품 시장 규모는 연평균 35% 성장하고 2025년에는 4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어떤 점이 특별한가


아래는 맞춤형 화장품 조제 관리사 자격시험의 예시 문항이다. 문 고객은 '피부 톤이 칙칙해지고, 건조하다'라고 한다.  이에 제조 관리사는 기존의 화장품에다가 미백과 보습효과가 있는 성분 혼합하여 맞춤형 화장품을 조제한다.

식약처에서 발표한 맞춤형 화장품 조제 관리사 자격 사험 예시 문항(출처: 식약처)


보통은 매장에서 하나씩 제품 광고나 상세 페이지를 보면서 구매하는 반면, 맞춤형 화장품은 제조 관리사에게 내가 일대일로 조제 요청 화장품을 구매할 수 있다. 이로써 시간 대비 효율적이고 기능면, 선호도 면에서 원하는 제품을 얻을 수 있다.


어떤 제품이 내게 필요한지 잘 모를 때는 추천 제품 리스트를 찾게 된다. (출처: 구글 검색)

색조 화장품의 경우 색상, 글리터와 감 등 개인의 개성을 표현는 요소가 많다. 색조 맞춤형 화장품은 기존 품을 다른 색으로 조색하거나, 오일을 첨가하는 등 취향에 맞게 조정함으로써 세상에 하나뿐인 커스터마이징 제품을 얻을 수 있다.




빛 좋은 살구


하지만 '이거 내 커스텀 글리터'라고 자랑하는 SNS 게시글은 거의 안 보인다. 기초 화장품의 경우도 생각해 보자. 만약 내가 쓰는 아이 크림 보습력이 부족하면, 조재 관리사에게 그 제품을 가져가서 히알루론산을 첨가해 달라고 할까? 가능한 일이긴 하나 실제로는 그런 가게도, 소비자도 없다.


매년 쏟아지는 신상 화장품들은 SNS와 입소문을 타고 수많은 리뷰를 생성해낸다. (출처: 언파unpa)

사실 초 개인화, 개인 맞춤형 등 '개인'이나 '맞춤'이라는 말은 살짝 피로감마저 느껴진다. 산업 초기에는 자본력 있는 대기업이 주도하고, 신생 기업들이 패스트 팔로워(fast-follower)로서 나타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럼에도 현재 스타트업은 물론 대기업도 다소 고전하는 양상이다.


초기 단계라서 그렇겠지만, 개인적으로 맞춤형 화장품 산업 저변에서 아직 성장성 드러나지 않는 이유 생각해 볼 때 맞춤형 화장품 사업체들 기술적인 인프라, 맞춤형 제품에 대한 정의 그리고 국내 소비자의 특수성 면에서 기인한 것으로 생각된다.




홈그라운드와 필살기의 부재


데이터 분야 기술의 파급력상당한데, 특히 소비재 산업에서 온라인 플랫폼의 선점은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어 유리하다. 유저 데이터는 사업에 필요한 내용만 담은 정제된 데이터라는 점에서 이용하기 편리할 뿐 아니라, 부가 가치 창출 원천이다.


홈 그라운드 경기에서 승률이 더 높다. 익숙한 환경일수록 역량도 잘 발휘된다. (출처: 구글 검색)

그러나 최근까지의 맞춤형 화장품 사업은 자체 플랫폼이 없는 경우가 많다. 왜 플랫폼을 먼저 구축하지 않았을까. 개인 진단 기기와 기술, SW가 미비해서 그렇다고 본다. 가장 흔한 비대면 상거래 플랫폼인 스마트 스토어는 성별과 연령, 구매 상품과 구매 일자의 일반 정보만 습득할 수 있다.


맞춤형 화장품의 핵심은 소비자가 가진 피부, 또는 화장품에 대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이다. 일반 정보로는 소비자의 피부 데이터를 알 수 없다. 그러니 요구 사항을 정확히 해결하는 제품이 나올 수 없고, 소비자는 더 이상 '맞춤형'이라는 단어에 기대하지 않게 된다.




정답이 없는 문제


두 번째 원인으로 소비자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점을 들었는데, 춤형 화장품 객관식과 주관식 두 가지. 그런데 모두 객관식 문제처럼 규정하고 제품을 제안하는 것이 문제다.


기초 화장품의 경우 피부의 주름과 넓은 모공 등, 결점을 개선하는 것이 목적이다. 비교적 정해진 정답이 있는 반면색조 화장품은 정답이 없다.


예시로, 파운데이션을 살 때는 피부톤에 맞는 색상과 본인이 원하는 색상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전자는 맞춤형 화장품의 진단에 따른 선택이고, 후자는 기존 로드샵 제품이다. 만일 로드샵 제품이 지만 진단 결과랑 전혀 다른 색상이라면 어떤 것을 사 좋을까. 


사실 마음 편히 둘 다 사면 되는 문제 같다. 한 명의 얼굴이라도 여러 색이 섞여있다. (출처: 구글 검색)

고객은 진단 결과에 따른 추천 제품을 고를 수도 있고 취향과 개성에 따라 본인이 마음에 드는 색의 제품을 고를 수도 있. 그러면 맞춤형은 참고용 일회성 테스트에 그칠 뿐 고객 확보에는 실패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냥 퍼스널 컬러 진단을 화장품으로 받은 것과 다르지 않게 되는 것이다.




풍요가 이룬 극치


2010년도 중반 K-뷰티 전성기 시절, 세계의 모든 화장품들은 메이드인 코리아 제품들이 장악했다. 2015년 당시 중국 수입 화장품 금액의 한국 화장품 성장률은 전년 대비 성장률 227%였다.


2014년도 K 뷰티 박람회 킨텍스 전시장 내부(출처: 코스모닝, 구글 검색)

렇게 화장품 분야 주도했던 한국의 소비자들은 '이대로' 굳이 더 비싼 돈을 주고 맞춤형 화장품 않는다. 기존의 완제품들로 이루어진 수많은 선택지들 에서도 내가 원하는 제품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제품의 수준이 이미 충분히 높다. 어지간한 아이 크림이면 미백, 주름 이중기능성을 기본 소양처럼 갖추고 있다. 그래서 맞춤형 제품이 정말 희소하고 개인적인 요구를 반영할 수 없다면, 굳이 일반 화장품 대비 비싼 맞춤형 제품을 사용하진 않을 것이다.




원 앤 온리(One&Only)


국내 화장품 소비자들에게 맞춤형 화장품은 어떤 제품이 되어야 할까. 각자의 생김새가 모두 다른 것처럼, 단  의 취향만을 반영한 화장품이 바로 맞춤형 화장품의 최종 형태라고 생각한다. 극단적으로 예를 들자면 나 이외의 다른 사람은 불편함을 느껴서 쓰지 못할 정도로 초 개인화된 제품인 것이다.


니치향수는 소수의 고객을 대상으로 소량 생산, 판매되므로 고객이 특별함을 느끼게 한다. (출처: 구글 검색)

맞춤형 화장품 기능성 화장품은 아니지만, 구에 부응하는 효과 나타나게끔 제조해야 함은 물론이다. 특별히 나에게 맞춘 제품이기 때문에, 소비자가 제품에 거는 기대는 작지 않다.


더불어 효과만 맞추는 게 아니라 바를 때의 느낌이나 향과 같이 지극히 개인적인 영역까지도 충족하는 제품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존재, 그 존재를 위한 제품이야말로 바로 맞춤이 아니면 무엇일까.







기사 및 이미지 출처


https://newsroom.koscom.co.kr/3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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