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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완전신간 Aug 25. 2023

채움과 비움의 연속, 모공

영원하다는 착각과 꿈으로 반복을 거듭하는 일


뭐 그리 대수


사계절 뚜렷한 우리나라, 그중에서도 여름은 최고 기온 35도에 육박하여 사람 체온과 비슷한 수준의 온도까지 경험할 수 있다.


여름에는 땀과 피지 분비량이 늘어 피부에는 좋은 환경이 아니다. 그리고 피부에 관심이 많은 사람 이맘때 얼굴에 있는 작은 구멍, '모공'에 주목하게 된다.


"사람이면 다 있는 거고, 나이 들면 넓어지는 게 모공인데 뭐 그리 대수. 그냥 있는 대로 살고 여드름이나 염증 안 생기면 그만 아닌가."


모공이 넓은 피부는 귤 껍질, 그 반대는 깐 달걀에 비유되곤 한다. (출처: 구글 이미지 검색)




내게 없는 걸 원해


그럼에도 사람은 욕망하는 존재라고 했다. '나는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는 프랑스 철학자 자크 라캉의 말을 빌리지 않아도 위 명제는 부정하기 쉽지 않다.


넓은 모공, 유수분 밸런스 조절 등의 모공 컨셉 화장품(출처: 구글 검색, 하단 기재)


광고든 누군가의 발언이든 "모공이 넓어져서 고민이다." 또는 "모공이 안 보여서 피부가 좋아 보인다."처럼 누구에게는 최초로 모공을 인식하는 순간이 있었을 것이다.  


그때부터 나의 세계에는 이전까지 없었 모공의 개념과 존재가 생긴다. '내 모공은 넓은 편일까, 이 정도면 피부가 나빠 보이는 건 아닌데.'와 같은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웹툰 '가담항설'은 '본능적으로 욕망하는' 인간과, 타고난 욕망이 없는 비인간이 등장한다.(출처: 기사 검색, 무료회차)




정중동의 연속


사실 피지 없이 깨끗한 모공은 '순간'이다. 플레이어의 재생 바는 계속 이동하는데, 깨끗한 상태의 모공일 때를 일시정지 화면이라고 치자. 그리고 그 장면은 마음속 깊이 남아 '이 장면을 영원히 소유하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영상을 일시정지하면 흐르던 수돗물이 실제로 멈추는 건 아니다. 피부 또한 느려서 그렇지, 계속 변화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강하고 아름다운 피부를 원하는 그 마음 자체는 가치 있는 것이다. 나의 진심이 내린 결정이기 때문에. 그리고 이 욕망이 자기 자신과 인생을 지배하지 않는다면야, 나는 언제든 그런 마음을 가진 이들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돕고 싶다. 


개인적으로 약 20년 동안 모공 관리에 대하여 쌓아 온 경험에서 얻은 약간의 관리법과 생각을 남겨본다.




'요철'은 처음입니다


부의 요철이 고민되는 분들을 위한 제품을 만들 거라고 하니, 한 분이 "요철이 뭐예요?"라고 질문하셨다. 그러고 보니 나는 언제부터 이 단어를 알았 되짚어보았다. 아마 초등학생 때 온라인 RPG를 하다가 친구가 채팅으로 욕을 보내는 걸 보고, 그걸 어떻게 입력하는지 물어봤을 때 처음 알았던 것 같다.


무려 읽기 1급, 쓰기 특급에 해당하는 한자인데 초등학생들도 다 아는 글자.(출처: 구글 이미지 검색 후 편집)


비록 '볼록함'에 대한 한자를 먼저 알게 되긴 했지만 모공 자체는 볼록하지 않고 안쪽으로 패인 일종의 작은 구멍이다. 여기에 피지와 노폐물이 끼면 피부 표면 위로 오돌토돌하게 돋아난다.  요철, 블랙헤드, 화이트헤드, 코메도 등으로 부른다.


최근 요철은 단연 피부와 관련한 언급이 두드러지는 양상을 보인다.(출처: 구글 검색 결과 캡쳐)

그러니 요철이란 모공과 상당히 밀접한 단어다. 모공은 햇볕이나 밝은 조명 아래에 피부를 비추면 잘 보이는데, 주로 눈 아래의 뺨과 코, 눈썹 주변에서 두드러진다.





풀소유, 무소유 그 중간


*풀소유: 'Full'과 소유를 합친 단어로, 원하는 모든 것을 전부 소유한 상태를 말함. (반대어: 무소유)


밑 빠진 독이라 함은 아무리 내가 열심히 노력해도 결국은 수포로 돌아가고야 만다는 슬픈 관용어다. 하지만 모공 관리에 비유하자면 아주 좋은 말인데, 깨진 항아리 밑바닥에서 물이 잘 빠지도록 하는 게 모공 관리의 목표라서 그렇다.


모공은 아래 그림처럼 피부에 분포하는데 피부의 털이 나 있는 통로 중간에 피지선이 연결되어 있다. 피지는 이 통로를 따라 피부 바깥으로 나오게 된다.


피지선을 항아리 입구라 하면, 피부 표면은 항아리 바닥에 난 구멍 내지는 깨진 금이다. (출처: 구글 이미지 검색 후 편집)


그리고 피지는 매일 조금씩 모공에 채워지고 체표로 분비된다. '특히 지성 피부'는 풀소유를 향하여 단 3일 만에도 모공을 막아버리고 만다. 


 피지는 수분 증발을 막고 피부 산성도를 조절하는 등의 역할을 하므로 피부의 적 또는 노폐물로서만 인식하는 건 옳지 않다. 그럼에도 피지를 비워야 요철이 일부 해소되는 것은 사실이다.




충치 예방하려

이 뽑는 사람 봤나요


피지 분비량이 과도하면 피지 조절제 처방받거나, PDT 치료로 피지선을 직접 퇴화시킬 수는 있다. 그러나 반영구적이다. 자연적으로도 완전히 피지 분비가 끊기는 일은 있을 수 없다.


 피지는 때에 따라 그 분비량 줄어들지 언정, 피부를 없앨 수 없듯 평생 나와 함께하는 나의 일부다. 거슬린다고 아예 제거해 버리겠다는 마음은 그 자체로 과격한 욕심이다.


충치가 생기지 않도록 양치질로 치아를 평생 관리하듯, 피지도 피부 관리의 대상으로 받아들이면 편하다.

나에게 불편한 것들을 모조리 없애버릴 수 없으나, 내가 의도한 방향으로 똑똑하게 관리하며 살 수는 있다.   




실천해봅시다


1단계

대부분 모공에 피지 알맹이가 박힌 상태에서 관리를 시작한다. 우선 피부를 따뜻하고 습하게 하고, 저농도의 피지 연화제를 사용해서 피지와 모공 간의 사이를 벌려준다. 피지는 모공에 끼여있을 뿐 식물 뿌리처럼 산개해있지 않아 모공에서 물리적으로, 빼내는 식으로 제거할 수 있다.


모공 프라이머는 넓게 벌어진 모공 틈을 메꿔서 피부 표면을 매끈하게 연출하는 제품이다.(출처: 해외제품, 하단 기재)


2단계

비우기에 앞서 피부를 충분히 풀어줬으면, 이제 피지를 직접 모공에서 빼낸다. 클렌징 오일이든 클렌징 폼이든 상관없지만 피지가 중성지질인 만큼 클렌징 오일을 사용하는 중 일부 나오기도 하고, 오일 사용 직후 세안 도구로 물이 묻은 상태에서 가볍게 마찰하는 과정에서 배출이 된다. 이렇게 해도 안 나오는 블랙헤드 중 직경이 큰 두 어개는 직접 짜는 게 빠르다.


(좌)모공의 유형도 이렇게 세분화할 수 있다니 놀랍다. (우) 막힌 모공에서 균이 증식하고 염증이 생기면 왼쪽의 여드름이 된다. (출처: 구글 이미지 검색)


3단계

비우기는 했는데, 피지는 언제고 다시 분비된다. 그러니 언젠가는 위의 과정을 다시 반복해야겠지만, 이전보다는 막힌 모공 개수도 줄고, 관리 주기도 더 길어지게 할 수 있다.

피지를 분해하는 산성 성분이 함유된 화장품이 도움이 된다. 요즘은 이런 제품이 시중에 많은데, 농도가 낮으면 별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



살리실산은 BHA라고 줄여쓰기도 한다. 지용성 산 성분이라 피지 용해, 모공 개선에 효과적이다.(출처: 구글 이미지 검색 후 편집)


나는 오래전 해외 직구한 살리실산 2%짜리 모공 패드를 피지 관리 목적으로는 처음 사용했는데, 당시엔 자극 정도를 가늠하지 못하고 사용해서 피부가 쉽게 붉어지고 따가웠다.


지금은 2, 3주에 한 번 쓰거나 물에 살짝 헹궈 농도를 낮춰서 사용하고 있다. 국내에서 살리실산은 2% 이상이면 의약외품으로 구분될 만큼 피부에 작용력이 꽤 있는 편이다.






안팎으로 아름답게


얼굴과 표정이 밝고 건강하면 보는 이를 기쁘게 한다. 또 내면까지도 그러하리라 여기게 되니 이미지를 가꾸면 좋은 점이 많다. 그러므로, 내면의 아름다움도 진실로 빛이 나도록 함께 돌보았으면 좋겠다.


외모가 인생을 바꾸는 게 아니라, 외모를 바꾸려는 '그 사람 만의 이유'가 인생을 바꾼다고 생각한다. (출처: 하단 기재)


이는 20대 중반 성인 여드름 때문에 힘들었던 내게 인생이 말 그대로 병 주고 약 '선사한' 가르침이다. 또한 이뿐만 아니라, 나처럼 피부 때문에 '딜레마'에 빠진 이들과 함께 하겠다는 강력한 마음(Motivation, Driving force)도 갖게 되었다. 


혼자서 시행착오를 겪다가 끝내 피부 관리 방법을 찾았고, 결국 내가 맞았다는 사실을 매일 테스트하고 확인하는게 즐거웠다. (출처: 하단 기재)

내가 원하는 것이 있다면, 피부로 고민인 모든 이들이 정말 진심을  각자만의 삶의 가치 찾고 열심히 살아갔으면 좋겠다.


리고 개인의 삶에 있어 막힌 모공이나 피부 관리 그 자체로 평생의 목표가 니라면, 나를 비롯한 믿을 수 있는 전문가들에게 넘기고 전보다 마음이 편해지길 바란다.


17개국 중 한국이 유일하게 물질적 풍요를 삶을 의미있게 만든다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출처: 구글 검색, '삶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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