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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완전신간 Aug 16. 2024

이중세안? 애벌세안이라고 들어보셨는지

이중세안을 해야 할 때를 알려드립니다.


땀, 피지, 그리고 선크림


요즘은 해가 저문 깜깜한 밤도 35°C를 찍는 한 여름이다. 비록 해가 지고 나면 자외선은 없지만, 오전에 바른 선크림이 하루 종일 흘린 땀, 피지와 함께 얼굴 위에 아마도 어지럽게 뒤범벅되어 있을 것이다.


뭐가 뭐랑 섞였는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얼굴이 번들거리고 머리카락이 달라붙으니 찝찝하다. 어떻게든 당장 씻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씻...고...싶다...(이미지 출처: Unsplash)


지금 어낼 것은 두 가지다.

땀과 피지 등 몸에서 만든 노폐물, 그리고 선크림이나 파운데이션 같은 화장품. 

그럼 이렇게 지저분한 얼굴 상태에서는 이중세안을 해야 선크림까지 잘 닦이지 않을까?



유기자차는 수월한 편


선크림의 경우 흔히 유기자차, 무기자차로 나뉘는데 유기자차가 일반적인 세안 시 좀 더 잘 지워지는 편이다. 여기서 일반적인 세안이란 폼클렌저 등으로 한 번만 씻는 걸 말한다.


유기자차는 무기자차보다 오일의 함량이 더 높은 편이다. 그래서 폼클렌저가 약산성이 아니면서, 거품이 쫀쫀하게 잘 생기는 세정력 좋은 제품이라면 대부분 1회의 세안으로도 충분히 잘 닦인다.


유기자차 성분은 더 많지만, 무기자차 성분은 단 2가지다.(출처: 하단 기재)


무기자차는 빡빡한 편


한편 무기자차는 징크옥사이드, 티타늄디옥사이드를 아주 곱게 갈아 넣은 자외선차단제다. 쉽게 말하면 돌(광물) 가루인데, 그렇다고 사포나 반짝이 가루에 얼굴이 긁히는 상상을 하면 곤란하다.


무기자차 성분이 15%씩 들어간 딱풀모양 선스틱


창가에 김이 서리면 뿌옇게 보인다. 그러나 유리 자체가 뿌옇게 변한 게 아니라 미세한 물방울들이 맺혀서 불투명해진 것이다. 무기자차를 바르면 백탁이 있는 이유도 작은 사이즈의 티타늄디옥사이드나 징크옥사이드가 SPF 수치를 나타낼 만큼 들어있기 때문이다.  


파운데이션도 무기자차 성분이 일정 함량 이상 함유되면 자외선차단효과가 있다.(출처: 구글 검색)



떡지고 뭉치고


이중세안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는 한 번의 세안만으로도 화장품과 노폐물이 깨끗하게 씻겨나갔을 때다. 그러려면 클렌저의 세정력이 좋든지, 닦아낼 대상이 원래 뭐로든 잘 닦이는 경우다.


은 원래 주성분이 물이라 이중세안이 필요 없고, 피지나 각질은 세정력 좋은 폼클렌저나 주기적인 딥클렌징으로 잘 제거된다.


반면에 무기자차의 경우 부침 요리를 할 때 밀가루가 떡져서 채반에 달라붙은 모양을 상상해 보자. 혹은 벽면에 덩어리째 뭉쳐버린 분유나 단백질 쉐이크를 떠올려보자.


쉐이커 텀블러를 사용하면 뭉침이 덜하다.(출처: 구글 검색)


이들이 이렇게 뭉치는 이유 중 하나는 가루의 양이 용매보다 많아서다. 무기자차는 이 가루들이 많고 용매는 적으니 피부 위에 뭉쳐있기도 하고 주름에 끼기도 하니 꼼꼼한 세안이 필요하다.


유기+무기 혼합 자차를 물, 폼클렌저, 클렌징오일로 씻고 난 잔여도(출처: 하단 기재)

곧바로 폼클렌저로 씻기보다, 클렌징워터나 로션으로 물 없는 상태에서 한 번 애벌(?)세안 해준 뒤 따뜻한 물로 폼클렌저를 사용해서 거품 세안하기를 권한다.


위의 실험에서 사용한 제품(이미지 출처: 구글 검색 후 편집)


병원에서 하지


한편 이중세안이 필요하지 않은 또 다른 케이스가 있는데, 피부 질환이 있거나 선천적 이유로 각질층이 쉽게 손상되는 상태일 때 그렇다.


이런 경우 사실 치료 기간에는 아예 야외 노출을 가급적 삼가시라는 주의를 들었을 수 있다. 단편적으로 논하자면 애초에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며 무언가 할 상황조차 허락되지 않은 것이다.


자외선차단에는 양산이 최고(이미지 출처: 경향 신문)

 

여드름과 같은 염증성 피부도 정도가 심하면 이중 세안이 자극이 될 수 있다. 얼굴에 손이 두 번 가는 것만 해도 그렇다. 그러나 역시 무조건 이중세안이 나쁜 것은 아니다.


특히 지성이면서 여드름이 나는 사람은 번들거리는 걸 싫어하는 경향이 있어 뻑뻑한 무기자차나 매트한 발림성, 사용감을 가진 파운데이션을 쓴다.

이런 제품을 사용하는 피부라면 가급적 이중 세안을 해야 화장품을 잘 씻어낼 수 있다.


다만 피부가 예민하므로 되도록이면 물리적인 자극이 덜 한 클렌징 오일이나 묽은 타입의 클렌징 로션이 1차 세안제로 적합하다. 대신 이들 제품은 오일 함량이 높으니 2차 세안 시 거품을 충분히 내어 꼼꼼히 세안해야 트러블이 없다.




내가 씻는 게 땀인가 얼굴인가


가만 보니 씻는다는 말은 주체와 대상 모두를 지칭할 수 있다. 얼굴을 씻는다는 건 깨끗이 하려는 대상을 말하는 반면 땀, 선크림 등을 씻는다는 건 씻어내려는 대상이 드러난다.


그럼, 우리가 이중세안으로 세안하려는 것은 무엇을 씻어내려는 것일까? 얼굴을 두 번 씻는 것일까, 아니면 화장품을 두 번 씻는 것일까?


아무렴 다행인 것은, 주체이든 대상이든 행위 자체는 동시에 이루어지니 말만이 복잡할 뿐이다.

각자 상황에 맞춰 부담 없는 '애벌세안'으로 모쪼록 여름뿐 아니라 사계절 모두 건강한  피부로 가꾸어 나가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이미지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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