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마을 아기

by 오슘

유난히 많은 비가 내리고 난 뒤 숲 속 큰 잣나무 아래 하얗고 동그란 머리를 가진 버섯이 피어났습니다.

사람들은 여기저기 피어난 버섯을 대수롭지 않게 보고 지나쳤습니다.

그런데 그 버섯에는 사람들이 모르는 작은 비밀이 있었습니다.

뜨거운 햇빛이 비치는 낮과는 달리 달빛이 은은히 비치는 밤이 되면 그 버섯에 사는 가족들이 문을 열어 하루를 시작합니다.

버섯에는 아기와 엄마, 아빠가 함께 살았습니다.

아기는 엄마와 아빠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건강하게 자랐습니다.


기어 다닐 만큼 자란 아기는 다른 버섯 마을이 궁금해졌습니다.

아기는 조용히 문을 나섰습니다.

조심스럽게 두 팔과 다리로 문 밖으로 기어갔습니다.

아기가 가는 길에는 작은 돌멩이가 많이 있었습니다.

기어가는 아기의 팔과 다리에는 많은 상처가 났습니다.

하지만 아기는 포기하지 않고 천천히 길을 기어갔습니다.

마침내 도착한 마을에는 ‘용기’가 가득했습니다.

아기는 두 손 가득 용기를 담아 다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여기저기 상처 가득 돌아온 아기를 본 엄마와 아빠는 약에 용기를 섞어 발라주었습니다.

엄마와 아빠의 보살핌을 받은 아기의 상처는 잘 아물었습니다.


아기는 건강하게 자라 이제 걸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달빛을 받으며 걷다 보니 저 멀리 다른 버섯 마을이 보였습니다.

그 마을은 예전에 갔던 곳 보다 더욱 멀어 보였습니다.

유난히 별빛이 반짝이던 어느 날, 아기는 멀리 보이는 마을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때 용기가 조용히 말했습니다.

“우리 저 마을에 한 번 가 볼까? 할 수 있을 거야.”

잠시 머뭇거리던 아기는 문을 열고 한 발을 내디뎠습니다.

멀리 가는 그 길엔 계단이 많았습니다.

아기가 오르기엔 너무나 높았습니다.

하지만 아기는 천천히 오르고 또 올랐습니다.

아기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올랐습니다.

힘겹게 도착한 마을엔 ‘끈기’가 가득했습니다.

아기는 두 팔 가득 끈기를 안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에서 기다리던 엄마와 아빠는 퉁퉁 부은 아기의 다리를 끈기 섞은 물로 잘 주물러 주었습니다.

아기는 한결 편해진 다리로 잠들었습니다.


아기는 자라고 자라 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기는 이곳저곳을 자유롭게 뛰어다녔습니다.

어느 날은 나비를 따라가기도 하고, 어느 날은 작은 벌레를 따라가기도 했습니다.

버섯 마을이 처음 생기던 날처럼 비가 내린 어느 날 창 밖을 바라보던 아기는 불빛이 유독 아름답게 빛나는 한 마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기는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때 용기와 끈기가 아기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용기를 내고 끈기 있게 간다면 갈 수 있을 것 같아. 한 번 가 보자.”

아기는 조용히 문을 열고 오랜 고민을 하다 처음보다 더욱 조심스럽게 문 밖으로 향했습니다.

아기가 가는 길에는 진흙 구덩이가 가득했습니다.

아기는 구덩이에 빠져 더러워지고 축축해진 자신의 모습을 보며 울고 싶었습니다.

집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엄마와 아빠가 보고 싶었습니다.

이쯤에서 다시 돌아가고 싶었습니다.

그때마다 용기와 끈기는 아기를 다독였습니다.

울상이 된 채 겨우 도착한 마을에는 ‘희망’이 가득했습니다.

희망을 본 아기는 웃음이 났습니다.

아기는 희망을 가슴에 잔뜩 품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온몸에 진흙이 묻고 축축하게 젖은 옷을 입은 아기를 본 엄마와 아빠는 따뜻한 물로 아기를 씻겨 주었습니다.

깨끗한 옷도 입혀 주었습니다.

아기는 피로함에 깊이 잠들었습니다.


엄마와 아빠는 용기와 끈기를 갖고 떠난 여행에서 희망을 품에 안고 돌아온 아기가 기특했습니다.

엄마, 아빠는 곤히 잠든 아기를 바라보며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습니다.

"아기야. 네가 가진 용기와 끈기가 너에게 희망을 준거야. 매일 새로운 여행을 할 너를 우리는 응원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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