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영이

by 오슘

아직 발음이 명확하지 않은 막딩이는 '지렁이'를 '지영이'라고 발음합니다.


우리는 산책을 하면서 만나는 지렁이가 살기 위해 움직이면 가능한 흙이 있는 곳으로 옮겨줍니다. 그럴 때 기어 다니는 모든 것에 거부감이 있는 저는 나뭇가지를 이용합니다.

이 모든 것들을 기억하고 있는 아기는 이제 지렁이를 만나면

"지영이~"

라고 외치며 나뭇가지를 찾습니다.

그런데 아직 아기는 나뭇가지와 지렁이가 완전히 구분되지는 않는 모양입니다.

가끔은 또 다른 지렁이를 나뭇가지로 착각하고 덥석 잡고는 그 느낌에 놀랍니다. 또 가끔은 나뭇가지를 보고는 '지영이'를 외치곤 합니다.


아마 이런 '지영이'는 조만간 진짜 자신의 이름인 '지렁이'를 찾겠죠.

아기가 '지렁이'를 올바르게 발음하는 날, 저는 조금은 아쉬울 듯합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평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