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이 오면

by 오슘

나의 어머니는 내가 초등학생일 때 -법적으로- 재혼을 하셨다.

그래서 내게는 나보다 20살이 어린 쌍둥이 여동생이 둘 있다.

하지만 나는 -엄마를 제외하고- 그들과 따로 연락을 하지 않고 지낸다.

그것이 그 가정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해서다.

엄마와도 무소식이 희소식이라 생각하며 연락을 최소화하고 지냈다.

그러다 막둥이가 태어났고, 그 와중에 이모가 손주들의 사진을 잘 안 보내준다고 서운해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막둥이 사진을 문자로 간간히 보내면서 안부를 묻고 있는 중이다.

그렇게 문자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예전에 하지 못했던 생각을 하게 된다.


'나의 어머니가 돌아가신다면, 나는?'


쌍둥이들의 아빠가 살아계신다면...

그럼 나는 '손님'처럼 조용히 부의금을 내고, 인사하고, 마치 '남처럼' 그렇게 그 자리를 뜨면 되는 것이겠지?

아니, 먼 친척처럼 조금은 가깝게 그들에게 몇 마디 말을 걸어도 되려나...


만약, 쌍둥이들만 남아있는 상황이라면....

그녀들은 그 큰일은 둘이서 잘할 수 있을까?

그렇다고 내가 나서서 그녀들을 대신해 '상주'자리를 차지하고 앉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하지만 나 또한 내 어머니의 자식임은 틀림이 없으니 모른 척할 수도 없고....

내가 다른 사람들 눈에 띄면, 나를 모르는 사람들은 내가 누구인지 다들 궁금해하겠지?

그런 것은 바라지 않는 일이고...


언젠가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엄마에게 오늘의 이 고민을 털어놓고 의논(?)을 하게 되리라.

어떤 결론이 나오더라도 뒤끝이 참 씁쓸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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