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먹임

그녀와 나의 그때 5

by 오슘

할머니가 요양원으로 입소하고 적응하는 과정에 많이 힘들어하셨다.

그리고 그런 할머니를 보살피던 외삼촌이 아프기 시작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외삼촌은 사실상 엄마에게 아빠와 같은 존재였다.

그런 삼촌이 아프다는 이야기에 엄마는 흔들렸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조차도 큰 동요가 없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연이은 가족들의 슬픈 소식에 흔들렸다.

삼촌의 소식을 듣고 통화하면서 처음으로 울먹이는 엄마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상했다.

울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전혀 못 했다.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전혀 못했었다.


어쩌면...

그동안 그녀는 모든 것들을 혼자서 감내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내가 모를 뿐...

나의 날 선 말들이 그녀를 울렸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어린 시절의 어느 한 기억 속 울면서 하소연하던 그녀의 모습이 떠올랐다.


나는 그저 모든 것에 무덤덤한 그녀가 나로 인해 감정적으로 흔들리길 바랐는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상처에 의한 것일지라도...


그날 그녀의 그 울음은 내 감정을 변하게 했다.

원망의 대상이자 애증의 대상이었던 그녀가 안타까웠다.

지금껏 얼마나 많은 감정들을 혼자서 꾹꾹 눌러 담으며 살았을까...

나는 나의 감정을, 미움을, 원망을 쏟아내기라도 했는데...


그 한 번의 울먹임은 40년 가까운 내 묵은 감정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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