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감이 가져온 2020년 1/4분기 OKR

내가 만든 2020 OKR 

주말 내 이유를 모르는 불안감이 나를 괴롭혔다. 보통 이럴 땐 짜증을 내 거나 도망갔는데, 이번엔 도망갈 수 없었다. 더 도망갈 곳이 없었달까.

오후 내 책상에 앉아서 불안감을 파헤쳤다. 내가 뭘 원하고, 뭘 하고 있고, 뭘 가졌는지. 다 적었다. 이럴 땐 키보드보다 손으로 적는 게 더 도움이 되더라.

다 적고 보니 생각보다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더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그런대로 내가 바라는 모습으로 내 능력치를 만들고 있었다. 지금껏 틈틈이 내가 걸어온 길을 적었고, 내가 걸어갈 길을 시각화했는데 지난해 이사 오면서 잠시 잊은 것 같다. 덕분에 갈피를 잃었달까?

내가 갖고 싶은 능력치를 크게 3개로 나눴고, 각 요소를 다시 3개로, 거기서 다시 3개로 나눴다. 그렇게 나온 능력치 대부분에 약간의 경험치가 있었다. 그러나 어느 하나 두각을 보일 정도는 아니었다. 이게 문제였다.

각 능력치 중 우선순위를 정했다. 그리고 능력치를 채우기 위해 적절한 활동을 적었다. 연초라 그런지 구글이 사용하는 OKR 기법이 많이 보였다. 몇몇 아티클을 찾아 읽고 내게 적합하게 바꿨다. 그렇게 2020년 1/4분기 계획을 세웠다.

2020년 1/4분기 OKR

회사에서는 노션 보드를 잘 도입했는데, 정작 내 계획은 정리가 안 됐다. 노션 위클리 아젠다 템플릿으로 2020년 3주 차 일정을 짰다. 이제 1/13 ~ 1/19 은 위클리 아젠다만 따르면 된다.

꽤 오래전부터 이 작업을 하려고 했는데, 엄두가 안 났다. 갑자기 찾아온 불안감 덕분에 정신없이 계획을 세웠다. 1/4분기 계획만 잘 수행해도 내가 갖는 불안감 대부분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뭐든 시작이 어려운 법이니 말이다.

원래도 그랬지만, 당분간은 더 번개 미팅은 없겠다. 계획대로 사는 걸 선호하는 편이니, 진작 이렇게 할 걸 그랬다. 지나간 것을 후회해서 무엇하랴. 어쨌든 원하는 방향을 잘 정리한 듯 하니, 당분간은 불안감이 덜하겠다.

아, 프린트해서 집에 붙여놔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