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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세용 May 02. 2016

[칼럼] 도밍고 컴퍼니(11화) – 도밍고뉴스 오픈!

모험의 시작!

도밍고뉴스를 만들기 시작한지 4개월. 드디어 2016.4.23 도밍고뉴스 1.0 안드로이드버전을 출시했다 ^ㅡ^


<도밍고뉴스 Android 다운로드>


C, Java 를 대학교에서 처음 접했고, 구구단 따위의 과제만 만들어본 흔한 공대생이었던 내게 스마트폰은 대단한 전환점이 되었다. 졸업작품으로 안드로이드 어플리케이션을 만들기로 결정했던게 2010년 겨울. 고작 5년 6개월전이다. 5년 사이의 경험은 스스로를 엄청나게 변신시켰다.


판타지 세계의 소년은...


나는 판타지나 SF 영화를 좋아한다. 반지의제왕, 매트릭스, 스타트렉, 어벤저스 등 2시간 동안 또 다른 세계에 온전히 빠질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매력적인가?

학창시절에는 RPG 게임을 즐겨했는데, 나는 늘 마법사를 골랐다. 만화책보다는 마음껏 상상할 수 있는 소설책이 더 좋았고, 무협지보다는 판타지 소설이 더 재미있었다. 그렇게 나는 시시한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어했다.


대학교 3학년. 책을 꽤나 많이 읽기 시작했는데, 책 속의 수많은 사람들과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미묘한 감각들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들은 그들의 생각대로 살아가고 있었다. 그들의 생각대로 많은 일들이 일어났고, 그런 삶을 즐겼다. 뭔가 꿈틀거렸다. 그들처럼 되고 싶었다. 영화 속이 아닌, 게임 속이 아닌, 소설 속이 아닌... 가상이 아닌 현실을 멋지게 만들고 싶었다. 현실의 나를 멋지게 만들고 싶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모든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듯 했다. 거대한 건물을 지어 건물주님이 될 수도 있고, 축구 구단을 만들어 구단주님이 될 수도 있다. 전세기를 타고 세계 어디든 날아다닐 수 있고, 치킨을 매일 먹을 수도 있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용돈을 벌어 쓰던 내게는 꿈 같은 이야기일 뿐이었다.

그리고 그때 스마트폰이 대한민국에 퍼지기 시작했다.


또 다른 세계. 그곳을 발견하다.


신기했다. 4인치의 작은 컴퓨터. 이 컴퓨터는 어디서든 인터넷이 연결되었고, 전화도 되는 만능 아이템이었다. 나도 뭔가를 만들수 있다고 했다. 제조사에서 넣는 기능 말고도 내가 무언가를 만들면 누구든 다운받을 수 있다고 했다. 내가 만든 무언가가 누군가의 손에 들어간다. 내가 만든 무언가가 누군가를 움직인다. 내 머릿속의 무언가가 누군가를 움직인다. 내가... 누군가를 움직인다.

앱을 만들려면 기획을 해야 한단다. SWOT 분석 등으로 시작해, UX/UI 도 고려해야 하고 스토리보드도 그려야 한단다. 디자인도 할 줄 알아야 하고, 비즈니스 모델도 있어야 한단다. 아, 물론 그런 준비가 다 되어도 당연히 개발 기술이 있어야 한다.


판타지세계 같았다. 왜 이런 재미난 세계에 내 친구들은 관심이 없을까? 찾아 나섰다. 대외활동을 시작하고, 문을 두드렸다. 나 하고 싶다고, 알려달라고, 열심히 하겠다고.

세상을 넓었고, 의외로 나를 흥미로워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고맙게도 그들은 내게 손을 내밀었고, 나는 이들의 능력을 흡수하기 시작했다.


이 흥분되는 세계의 이름은 '스타트업' 이라 불렸다. 그들은 원피스를 찾아 떠나는 해적들 같았다. 통일을 꿈꾸는 삼국지 속 장수들 같았다. 우승을 꿈꾸는 축구선수 같았으며, 세계 최고 리그 실리콘벨리의 선수들은 내 로망이 되었다.

나도 그곳에 가고 싶었다.


마법사. 개발자.


public | private | log.v() | print() | 개발자들은 수많은 언어들 중 가장 유명하거나, 성능이 좋거나. 아니, 그냥 자기 마음에 드는 언어를 가지고 마법을 시전한다. 뚝딱뚝딱 키보드를 두들기면 무언가 휘리릭 나타난다.

스타트업에는 늘 개발자가 부족하다고 했다. 아이디어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했다. 기획자가 되더라도 개발을 알면 좋다고 했다.


내 머릿속의 무언가를 현실화 할 수 있다!


'도밍고야 너는 컴퓨터를 좋아하니까 컴퓨터학과 가면 어때?' 부모님의 한마디에 덜컥 컴퓨터학과를 선택했던 그 선택에 감사했다.

나는 개발자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내 머릿속의 무언가를 내가 현실화 할 수 있는 엄청난 매력을 지닌 그 포지션을 선택했다. 대학교 3학년 2학기. equals() 와 == 도 구분 못했던 형편없던 컴공 학생이 마법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판타지 소년이 꿈꿨던 그 세계 속으로... 도밍고 뉴스


그렇게 시작된 개발자 도밍고는 어느새 5년차 개발자가 되었다. 다수의 프로젝트를 경험하며 적당한 경험을 한 안드로이드 개발자로 포지셔닝 되었다. 이제는 내 머릿속의 무언가를 꺼내고 싶었다. 더 이상 타인의 아이디어가 아닌, 내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

홀로서기 위한 최소한의 준비가 끝났다고 판단했고, 모험을 시작했다. 앞선 10개의 칼럼에서 이야기 했듯, 쉬운 여정은 아니었다. 몸이 심하게 아프기도 했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자금이 바닥을 보였고, 내 정체성에 대한 의심을 하게 되었다.



4개월간의 모험 끝에 드디어 '도밍고뉴스' 라는 제품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이전 날짜의 랭킹을 볼 수도 없고, 댓글을 달 수도 없다. 좋아요를 누를 수도 없고, 공유도 할 수 없다.

단지, 매일의 TOP10 기사를 보는 가장 기본적인 기능 하나 뿐이다. 하지만, 이 기능 하나를 출시하기 위해 지난 5년간의 모든 경험이 축적되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안드로이드 개발자가 되기 위해 쌓았던 경험. 다수의 프로젝트에서 일정을 산정하고 우선순위를 만들던 경험. 커뮤니티 워드프레스를 운영하기 위해 리눅스 서버를 만지작 했던 경험, 테마를 뜯어 고쳤던 경험. UX/UI 강의를 듣고, 애자일 방법론을 배웠던 경험. 통신 라이브러리를 스터디하고, 배포 가능한 오픈소스를 고르던 경험. 푸시 서비스를 만들던 경험,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협업했던 경험. 큐레이션 서비스를 운영했던 경험.


머릿속의 무언가를 현실화 하고 싶던 판타지 소년은 드디어 무언가를 현실화 했다. 안드로이드 위에 "도밍고뉴스" 라는 이름으로.


이제 시작이다. 아이폰도 출시해야 하고, 컨텐츠를 강화할 계획을 세워야 한다. 앞으로 도밍고가 경험하는 모든 것을 이 서비스에 녹여낼 생각이다.

이 서비스가 나오기까지 도밍고를 도와준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앞으로 더욱 멋진 제품으로 나타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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