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싸움 #7

파르메니데스, 있는 것은 있고 없는 것은 없다

by 오세용

1. 어떤 것의 끝.


어떤 것의 끝을 본다는 것은 여러 지표가 맞아야 한다. 어떤 것의 끝에 다다를 때까지 계속 봐야 하고, 계속 보기 위한 여러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 시대를 잘 타야 하고, 주변에 아군이 있어야 한다. 결코 혼자만의 열정과 능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어떤 것의 끝을 본 사람은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축구의 끝을 본 메시, 비즈니스의 끝을 본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투자의 끝을 본 워런 버핏 등 우리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만들고, 읽는다.


그런데 철학은 현재 시대의 끝을 본 사람과는 또 다른 어떤 것을 의미한다. 소프트웨어 관점에서 말하자면, 메시,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워런 버핏 등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프레임워크랄까? 보다 인류를 유용하게, 즐겁게 하는 솔루션이랄까? 철학은 더욱 본질적인 것에 가깝다. 마치 <정보 이론>을 만든 클로드 섀넌을 보는 것 같달까?


2. 있는 것은 있고, 없는 것은 없다.


그동안 내가 철학을 가까이할 수 없었던 이유는, 내가 생각하는 철학이 '파르메니데스'와 같았기 때문이다. 나는 철학서를 읽으면 파르메니데스 챕터처럼 하나도 이해하지 못하리라 생각했다. 이해가 되면 철학이 아닌 것 같은... 그게 철학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


처음 들어본 철학자 파르메니데스는 이런 내 철학에 관한 정의에 명쾌한 답을 줬다. 하나도 이해 못 했다. '있는 것은 있고, 없는 것은 없다'는데, 서양인 사고의 한계를 논한다.


"서양어 'is'의 세 가지 용법을 구분해서 말할게요. 첫 번째는 술어적 용법입니다. 두 번째로 존재적 용법이 있습니다. 세 번째는 우리에게 낯선데 희랍인에게는 친숙한, 진리적 용법입니다. 이 얘기를 왜 하냐면, 서양인들은 'is'라는 말을 쓸 때 이 세 가지 뜻을 모두 한꺼번에 생각한다는 거죠. 이게 중요합니다. 파르메니데스에서 이 세 의미가 뒤섞인 용법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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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당연하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는 누군가 만들었을 테고, 누군가는 언어의 본질에 관해 고민했을 것이다. 언어의 쓰임과 현실 세계와의 간극에 관해 생각했을 것이고, 쉽게 풀리지 않았을 것이다.


3. 내가 취할 것


어떤 것의 끝을 보는 것은 결코 혼자만의 열정과 능력으로 되지 않는다. 어떤 것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철학은 그런 관점에서 내게 온전한 이해의 대상이 아니다.


그렇다면 나는 철학을 공부하며 어떤 것을 취해야 할까? 취하고 있을까? <생각의 싸움> 책 절반을 넘어서는 이 시점에 말하자면, 전혀 다른 관점을 취했다고 할 수 있다.


나는 새로움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새로움에서 에너지를 얻고, 방향성을 찾는다. 새로움에서 과거를 해석하고, 미래를 논한다. 내게 철학은 새로움이다. 그동안 생각지 못한 관점을 제시하는 것은 내게 에너지요, 방향성이요, 과거요, 미래다.


"분명한 건, 없는 건 없다고 얘기할 수 없지만 있는 건 없다고 할 수는 없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있는 건 있으니까. 존재의 특성을 영원히 간직하고 있는 사례가 분명히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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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한 건 철학에서 취할 것은 있다.


생각의 싸움 종합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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