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그손, 가능성은 현실의 신기루
가능성을 비판하는 아재가 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베르그손이다.
"베르그손은 '가능하다', '가능성'을 가짜 개념이라고 비판해요. 왜 가짜냐? 가능성은 오히려 지금 이 순간에 만들어졌다는 거죠. 우리가 만들어서 과거 속에 집어넣은 그 무엇에 불과합니다. 크게 두 단계로 구분됩니다. 먼저 지금 이 현실을 부정합니다. 그다음 뭔가 조작을 통해 픽션(허구)을 만드는 작용이 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허구가 가능성이에요."
가능성을 비판하기까지 베르그손이 접근한 계기는 '지속'이었다. 이 세계는 지속으로 존재하고, 이 세계에 존재하는 각자도 모두 지속한다는 것이다. 앞선 아우구스티누스의 '시간'과 또 다른 개념이다.
"모든 지속은 서로 공존하고 있기에 만나기도 흩어지기도 하지만, 각각의 지속은 고유의 흐름을 갖고 있습니다. 세상을 그런 식으로 봐야 해요. 직관한다는 건 다른 뜻이 아니라, 세계가 그러하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는 걸로 이해하면 됩니다. 그게 직관이라는 방법입니다."
베르그손은 직관을 위해 가짜 문제를 파괴하려 했고, 가짜 문제 중 하나가 위에 언급한 '가능성'이었다.
난 아우그스티누스의 영혼에 종속된 '시간'보다 베르그손의 '지속'하는 시간이 더 마음에 든다. 어쨌든 순간순간이 모여 현재가 됐고, 미래 역시 현재가 모여 될 것이다. 축적된 내가 현재가 됐고, 미래가 될 것이다. 단순히 영혼에 종속된 것보다야 더 주체성이 있다.
"이 현실이 유일한 현실이고, 우리는 매 순간 이 유일한 현실하고만 만나고 있습니다. 유일한 현실의 흐림이 도도하게 흐르고, 그중에 우리 한 사람 한 사람, 사물 하나하나도 역시 여기까지 흘러와 있어요. 다른 여지는 이미 없었어요."
베르그손은 청중 부대를 몰고 다니며 강의를 했다고 하는데, 같은 세대를 산다면 나 역시 한 번쯤 찾아가 이야기를 듣고 싶을 정도다. 꽤 명쾌하고, 단호하다.
"가능성은 과거 속에 있는 현재의 신기루다."
그래, 신기루 따위에 질 수 없지.
생각의 싸움 종합 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