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준비했는데 결과가 마음 같지 않을 때가 많다. 봉우리가 높으면 골도 깊다고 했던가? 기대의 높이만큼 실망의 나락도 깊다. 노력이 부족했는지 미천한 재능 탓인지 반성을 하다 보면 그나마 갖고 있던 열정과 자신감이 뜨거운 여름 볕에 아이스크림 녹듯이 순식간에 사라지곤 한다.
얼마 전 '브런치 북' 공모전에 첫 도전을 했다. 지난 40년의 삶을 돌아보고 영혼까지 끌어모아한 권의 완결된 전자북을 완성했다. 한 달 동안 다른 일상이 멈춘 채로 모든 시간을 글쓰기에 투자했다. 털 끝 하나 더할 수 없을 정도로 내가 가진 것들을 다 쏟아부었다. 나름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유익한 내용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는 낙선이었다. 천 원짜리 로또 하나 사놓고도 일주일을 기대하는 게 사람인데 한 달이란 시간을 투자했던 터라 혹시나 하는 기대감이 컸었다.
아쉬움과 허탈함에 무엇이 부족했을까를 생각해봤다. 그리고 당선된 브런치 북들을 둘러봤다. 전문 작가다운 글들. 아마추어가 헛된 꿈을 꾼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하는데 갑자기 떠오르는 질문. 그런데 나는 왜 글을 쓰는가? 브런치 공모전에 당선되기 위해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기 위해서? 물론 시켜준다면 마다할 생각은 없지만 그것이 글을 쓰는 궁극적인 이유는 아니었다.
새해 목표 중 하나가 유튜버가 되는 것이다. 사실 이 목표는 2년 전부터 가졌던 목표다. 3년째 새해 목표가 '유튜버 되기'. 지난 2년간 유튜브 콘텐츠를 고민하고, 채널의 콘셉트를 고민했다. 누구를 타깃으로 할 것인지, 다른 채널과의 차별성은 어떻게 할 것인지, 편집 맛집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느 순간 '왜'라는 질문은 후순위가 되어있었다. 다시 원점에서 질문을 던진다.
'나는 왜 유튜버가 되고 싶은가?'
구독자가 늘지 않고, 콘텐츠가 바닥 나서 매너리즘에 빠져있을 때 그때 나를 움직이는 동력은 맛집 편집 기술이나 심박한 콘텐츠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튜브를 하려는 이유와 명분. 그것이 나를 일으켜 세우는 힘이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재능'이 아니다. '이유'를 묻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