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 양다리는 괜찮겠지?
글쓰기는 사랑이다
20대까지는 이성에게 빠져있었다. 바라만 봐도 마음이 설렜다. 혼자 속앓이를 하며 '이불 킥'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30대엔 글쓰기의 매력에 빠졌다. 시작은 보고서 공부였다. 사회생활 언어인 보고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로 갖춰야 하는 역량이었다. 보고서 공부는 잘되든 안되든 부담 없는 소개팅이 아니라 일정 부분 의무감을 갖게 되는 맞선 같았다. 어느새 보고서 쓰기보다 글쓰기 자체에 관심이 갔다.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은 차이가 있지만 그냥 좋았다. 마음을 흔들어 놓은 말 한마디, 생활 속 작은 경험 하나 모두가 훌륭한 글감이었다. 글은 좋은 감정보다도 아쉬움이나 속상한 마음에서 더 잘 나왔다. 자랑하는 것보다 하소연하는 것이 훨씬 쉬웠다. 가슴속에 느낌표나 물음표가 하나 들어오면 어떻게든 글로 표현하고 싶어 몸이 달기도 했다. 생각했던 것들이 문장으로 잘 표현되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었다. 반면 무릎을 탁 쳤던 생각들이 글로 잘 나오지 않을 때는 화장실에서 용을 기대했는데 지렁이만 보고 나온 사람처럼 찝찝했다. 은유 작가의 말처럼 글쓰기는 세계 만물의 질서가 글쓰기로 편집되는 신비한 체험이었다.
40대가 된 지금은 새로운 사랑이 찾아왔다. 바로 영상 콘텐츠 만들기. 영상이 대세인 시대라 그런지 자꾸 영상 만들기에 눈길이 간다. 나는 아직도 글쓰기와의 사랑이 깊어지고 있는데 영상까지... 이 정도 양다리는 괜찮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