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면 아이들과 함께 계획을 세운다. 이름하여 '주말 놀이 계획'. 시작은 교육적 목적이었다. 마인드맵을 한창 배우던 중 아이들에게도 마인드맵을 가르쳐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의식적으로 전달하려들면 아이들이 싫어할 것 같아 아빠가 마인드맵을 직접 그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전략을 세웠다.
"이번 주말에는 뭐하고 놀까? 같이 놀이 계획 한번 세워볼까?"하고 종이와 펜을 들고 거실에 앉은 것이 시작이었다. 아이들은 '놀이'라는 말에 꽂혀 아빠 옆에 앉아 자신들이 주말 중에 하고 싶은 일들을 쏟아냈다. 나는 아이들의 말들로 간단한 마인드맵을 그려 보였다.
일곱 살 때부터 시작했던 '주말 놀이 계획 세우기'는 이제 아이들의 습관으로 자리 잡았다. 토요일 아침이면 아이들이 아빠에게 묻는다.
"아빠, 놀이 계획 언제 세워요?"
물론 아이들은 '계획'을 세우는 것보다 빨리 놀고 싶다는 의지를 표현하는 것이다. 아홉 살이 된 지금도 아이들이 직접 마인드맵을 그리지는 않는다. 아빠가 그린 마인드맵에 자신들이 쓰고 싶은 말들을 적어가며 낙서를 할 뿐. 어쨌든 아빠 입장에서는 노는 것도 '계획적'으로 노는 작은 습관을 만들어준 것 같아 뿌듯한 생각이 든다.
그런 생각을 해본다. 만약 처음에 아이들에게 '주말 계획'을 세워보자고 했다면 아이들이 관심을 보였을까 하는. 아무리 생각해도 아이들의 주말 놀이 계획 습관을 끌고 온 것은 '놀이'라는 키워드였다.
의미란 '이름'을 짓는 과정에서 발견된다.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던 사람이 이름을 부른 후에는 꽃이 되었다는 김춘수 시인의 말처럼. 또한, 의미란 '관계'를 짓는 과정에서 발견된다. 꽃 밭의 수많은 장미보다 자신과 '관계' 있는 한 송이의 장미가 훨씬 더 소중하다고 말한 생떽쥐베리의 '어린 왕자'의 말처럼.
고객들의 관심거리를 찾아 관계를 짓고 이름을 지어보자. 혹시 아는가. 고객들이 내 이름을 불러주고 나를 의미 있는 한 송이 '장미'처럼 바라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