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하늘 길이 막힌 지 오래다. 휴가를 해외로 가던 사람들은 국가 간 이동 제한이 된 현 상황이 곱절로 답답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항공사가 내놓은 이색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명 ‘무착륙 관광비행 상품’. 비행기를 타긴 타는데 도착지에서 내리지 않고 그대로 다시 돌아오는 상품이다. 놀이공원의 놀이기구도 아니고 사람들은 비싼 돈을 주고 왜 이 상품을 이용할까? 이유는 세 가지 정도다. 우선, 그나마 비행기 타고 여행 기분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진짜 여행이 아니니 힘들게 여행 짐을 준비할 필요 없이 홀가분하게 비행기를 탈 수 있다. 셋째, 이것이 진짜 이유일 듯한데 면세점을 이용할 수 있다. 보통 여행의 주목적 중 하나는 면세점 쇼핑이다. 면세점에서 구매하는 물건들은 대부분 고가의 제품이지만 국내보다 할인된 금액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람들은 큰 이득을 봤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항공사는 이렇게 해외여행을 못 가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잘 분석한 마케팅으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코로나 이전부터 비수기 시간 마케팅으로 18년째 효자 상품을 만든 사례도 있다. 바로, 서울 예술의 전당 오전 ‘11시 콘서트’다. 서울 예술의 전당은 매주 둘째 주 목요일 오전에 ‘11시 콘서트’를 열고 있다. 통상 저녁 공연 가격이 좌석에 따라 15만 원~6만 원인데 비해 11시 콘서트 가격은 3만 원~1만 원이다. 최대 80% 할인된 가격으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것이다. 극장에서 영화 한 편 보는 금액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또한, 11시 콘서트는 저녁 공연보다 공연시간이 짧은 경우가 많아 부담도 없고 스타 연주가들의 곡 해설을 들을 수 있어 유익하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11시 콘서트’는 마케팅 측면에서 두 가지 시사점을 준다. 버려질 수 있는 비수기 시간 대에 혜택을 붙여 생명력을 불어넣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브랜드화에 성공했다. 공연 이름에 ‘11시’라는 시간을 집어넣어 공연 시작 시간을 간접 홍보하면서 콘서트 이름을 쉽게 기억할 수 있게 했다. 둘째, 타깃 마케팅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11시 콘서트 고객의 80% 이상은 여성이다. 50~60대 전업주부들의 주요 고객이다. 통상 전업 주부들은 각종 모임을 통해 차를 마시며 여가시간을 보낸다. 11시 콘서트는 그런 전업주부들의 모임에 문화를 끼워 넣었다. 예술의 전당 인근 지역의 전업 주부들은 공연을 함께 보고 점심을 같이 먹거나, 브런치를 먹고 공연을 보고 점심까지 함께 먹는 것이 하나의 문화가 되었다고 한다. 수다(모임)에 문화가 더해졌다고 할 수 있다. 남자들도 술자리를 하면 계속 술을 먹기가 힘들어 1차 술자리를 하고, 중간에 당구를 치거나 스크린 골프를 치고, 2차 술자리로 이어가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같은 이치라 할 수 있다.
11시 콘서트는 서울 예술의 전당뿐만 아니라 비수도권 지역의 예술의 전당에서도 서울과 비슷한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11시 콘서트를 처음 들어 들어 본 전업 주부라면 다음에는 커피 약속 전에 저렴한 금액으로 클래식 공연 한번 감상하는 건 어떨까? 우아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