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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서 Mar 24. 2024

유교가 망친 대한민국

2) 반지의 제왕도 탐낸 옥새

그럼 옥새를 사용하기 이전에는 어떻게 왕이라는 걸 증명하고 다음 왕에게 무엇을 넘기면서 권력을 이양했을까? 진 시황제가 옥새라는 것을 만들어 왕의 권력을 증명하는 도구로 삼기 전은 중국 요순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볼 수 있다.




옥새 이전의 권력 이양법


요나라 왕, 출처: 중국인물사전


중국의 역사 중 가장 평온한 시대였다는 요순시대. 중국 요나라 왕이 순나라 왕에게 권력을 이양할 때는 서경에 나오는 <인심유위/ 도심유미/ 유정유일/ 윤집궐중> 이 16자로 만들어진 문장을 통해 권력을 이양했다. 이것은 인간에게 필수인 '도'를 전해주는 의미로 유능하고 도를 지킬 수 있는 사람에게 권력을 이양한다는 의미였다.  


인심유위: 사람의 마음은 위태롭고

도심유미: 도심은 매우 미약하니

유정유일: 정신을 한 곳에 모아

윤집궐중: 그 중심을 잡아야 한다


유교 사상을 받아들였던 중국 사회에서 중요시 한 것이 '사단칠정론'이었는데 사단은 이성적인 4가지(측은지심/ 수오지심/사양지심/시비지심)와 감정적인 7가지(희/노/애/구/애/오/욕)를 잘 다스려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이런 사상은 '수신제가치국평천하(수신:수양을 통해, 제가: 집안을 잘 다스리고, 치국: 나라를 잘 다스리면, 평천하: 천하를 다스릴 수 있다)'와도 연결되는데 그만큼 집안부터 나라와 천하를 다스리려면 도심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순나라 왕


이런 도심을 전해주면서 그 사람이 왕이 될 자격이 있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는 방법으로 권력을 이양했는데 이는 세습이 아닌 '선양'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옥새가 등장하기 전에는 왕권이 세습되는 것이 아니라 만인이 왕이 될 자격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 유능한 사람에게 왕권을 넘겨주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요순시대가 중국 역사상 가장 태평한 시대가 아니었을까? 진정으로 유능하고 도를 지킬 줄 아는 사람이 왕이 되었으니까. 


중국 요순시대까지만 해도 이렇게 왕의 덕목을 가진 사람에게 권력 넘겨주는 민주적 선양이 이루어졌는데 진 시황이 옥새라는 것을 만들면서부터 왕의 권력은 자식들에게 세습되기 시작한다. 이는 마치 민주주의 사회에서 공산주의 독재 사회로 바뀌는 것과 흡사해 고대 사회나 지금이나 정치는 참 바뀌지 않는 것 같다. 





절대반지와 옥새는 다를 게 없다


© ergo_zakki, 출처 Unsplash


진 시황제가 옥새라는 것을 만들면서 이 옥새는 절대 권력의 상징이 되었고 같은 유교 국가인 우리나라도 이 옥새 문화를 받아들였다. 옥새를 가진 자가 천하를 가지니, 반지의 제왕에서 나온 절대 반지와 참 많이 닮아있다.


대박을 터뜨린 판타지 영화 '반지의 제왕'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세상의 모든 권력을 얻을 수 있는 절대 반지를 생각해보면 그 모습이 옥새와 참으로 많이 닮아있다. 절대 반지처럼 옥새를 가진 자가 모든 권력을 가질 수 있었고, 옥새가 손에 들어오면 모두 눈이 뒤집혀 욕심을 부리게 되어 사람까지 죽이는 모습들 하며, 호시탐탐 옥새를 노렸던 자들의 눈빛까지. 어쩌면 반지의 제왕의 모티브는 옥새가 아니었을까라는 나만의 착각도 해본다.





© childeye, 출처 Unsplash


앞서 본 것처럼, 옥새는 세습 정치의 근원이었다. 옥새를 자식에게 넘겨주며 오직 한 집안이 나라를 쥐락펴락하게 권력을 세습했다. 이때부터 옥새를 가진 자에게 잘 보여 한 자리를 차지하려는 사람들의 아부, 아첨, 부정부패도 시작되었으니 옥새는 반지의 제왕의 절대 반지처럼 누구도 가지지 못하게 영원히 없애야 하는 존재인 것도 이 둘은 매우 흡사하다. 


우리도 그때 '옥새원정대'가 꾸려져 일찌감치 옥새를 펄펄 끓는 화산에 던져 없애버려야 했다.  





왕이라는 증명의 필수 '천명'


옥새를 자식에게 이양하며 권력을 세습했지만 옥새 뿐만 아니라 한 가지가 더 필요했다. 그게 바로 1화에서 잠깐 얘기했던 '천명'으로 하늘이 왕으로 인정했다는 증명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래, 니들끼리만 계속 해먹으려니 나름 찜찜하기도 했겠지.





© markusspiske, 출처 Unsplash


서양은 옥새 대신 각 국가마다 왕을 상징하는 물건들이 따로 있었고 천명을 증명하기 위한 의식도 있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대관식으로 왕에게 왕관을 씌워주고 왕이 되었다는 것을 성직자가 인정해준다. 왕이 성직자보다 위인데 왜 성직자의 인정을 받아야 하냐?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게 바로 '천명'의식 때문이다. 성직자는 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이므로 성직자의 인정이 곧 하느님의 인정인 것이다.




태조 이성계 어진, 출처: 네이버백과


우리나라는 천명을 증명하기 위해 많은 신화를 만들어 냈다. 가장 흔한 것이 '꿈'의 해몽을 통해 하늘이 왕으로 인정한 꿈이라고 퍼뜨리는 것이었다. 이성계가 지금으로 치면 군사반란(쿠데타)를 일으키고 왕이 되면서 천명을 받은 정당한 왕이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 무학대사의 꿈 해몽을 이용했다. 


무학대사는 이성계가 꾼 꿈 중 서까래를 지고 있는 꿈을 서까래 나무 3개가 '임금 王'을 뜻한다고 했고, 닭이 우는 꿈은 닭의 울음소리가 '꼬끼오'인데 한자로 하면 '高고 貴귀 位위'라서 높은 자리에 오를 꿈 즉, '왕이 될 꿈'이라고 해석하며 이성계를 기쁘게 하였고, 이 때 생긴 속담이 바로 '꿈보다 해몽'이다.    





지금의 옥새


출처: 나무위키



국새가 사용된 임명장(정치와 무관한 사진임), 출처: 나무위키


이렇게 왜 옥새라는 것이 생겨났고 무슨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아주 오래 전부터 내려온 옥새는 지금도 국새로 만들어져 대통령의 임명장이나 중요한 문서에 찍히고 있다. 이처럼, 예전의 옥새는 왕의 권력을 상징하는 매우 중요한 물건이었고 지금도 그 의미를 받아 대통령이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이 권력은 옥새나 어떤 자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이고 요순시대처럼 국민이 왕이 되어야 하는 사람을 잘 알아보고 뽑아야 한다. 이제 곧 총선이 다가온다. 이번 옥새 이야기를 정리하면서 '수신제가치국평천하'를 잘 실천할 만한 리더를 우리 손으로 잘 뽑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국가의 주인은 왕도, 옥새도 아닌 언제나 국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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