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임울림>
요즘 재즈클럽에 자주 간다.
어떤 무기력이 나를 급습한 탓이다.
나는 기자생활을 하다가 국비교육 6개월을 마치고 현재 웹 개발자로 활동 중이다. 문장을 아름답게 쓰는 것에, 수집된 단어의 조화, 즉 문장의 앙상블에 희열을 느끼는 내가 돌연 사라져 버린 것이다. 그야말로 잣 같은 일이 벌어진 것.
처음엔 몰랐다. 언론사를 떠나면 연봉도 오르고 탄탄대로가 펼쳐질 줄 알았는데, 그것마저도 그리 녹록지 않은 환경(물론 이전보다 처우는 좋지만)이라는 걸 깨달았다.
나는 감정하는 사람이다. 세심하게 느끼는 것을 해온 사람이다. 근데 컴퓨터와 트루, 펄스를 논하고 있으니... 이거 참 속 타는 일이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번 주에는 남유선 쿼텟의 공연을 봤는데, 명징한 자기 세계를 갖춘 사람들의 강직함을 보면서 한편으로 향수를 느꼈다. 감정에 골몰하고 심취하는 이들의 음악을 들으면서 감정하는 사람으로, 감각하는 사람으로 돌아간 기분이 들었다.
요새 내가 재즈클럽을 자주 찾는 이유다. 우리는 우리의 오감을 사회적인 기능과 맞바꾼다. 회사는 우리 보고 감정적이지 말라고 강요한다.
“그런 게 어딨어, 시바. 니들이 뭔데. ”
나는 이게 어울린다, 맞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