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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린 Apr 02. 2022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인, 군악대장 가족입니다만

계급 사회를 겪으며 마음 한켠에 궁금증이 인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계급의 높고 낮음으로 판단할 수 있을까? 왜 남편의 계급에 따라 위아래를 나눠야 할까? 높으면 무조건 존경해야 하나? 그럼 인격은? 인성은? 사람에게서 풍겨지는 개개인 특유의 마음, 자세,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관심 있는 것, 하고자 하는 것 등등으로 만나면 안 되나? 군인 계급 사회에 산다고 하여 꼭 계급만 우선시되어야 할까?     


여성으로서 살아갈 권리
사람으로서 살아갈 권리
계급을 떠나 자유롭게 향유할 권리.     



군인 아내로서 글을 쓰기 시작하지만 궁극적으로 나는 여성이 아내로 살면서 변모하는 위치와 엄마로 넓어지는 역할 범위에 목마름이 있었던 듯하다. 더불어 계급사회라는 구조 안에서 여성들은 각자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주체적인 사상과 욕구, 신념이 궁금했다.     


군인 가족으로 이사를 다니다 보면 남편에게 의지해야만 하는 순간이 빈번하게 발생하곤 한다. 수동적 삶이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부대가 원하는 대로 나라가 바라는 대로 충성해야 하는 군인이라는 직업, 명령하면 ‘하고 복종해야 하는 상태에서 나로서 자유하게 산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일지도 모른다.  닿을  없는 높은 이상향을 추구하는 것일지도 모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래본다. 나로서 작은 목소리를 낼 수 있기를. 버지니아 울프가 말한 자기만의 방과 작은 돈과 글쓰기로 나만의 언어를 표현할 수 있기를. 계급 안에 있으면 유야무야 흐르듯 흘러 안전할 수 있지만 나로서 살기 어렵다. 아웃사이더로 계급 밖에서 홀로 서성일지라도 주체적으로 살리라. 남편의 직업에 따라 정체성이 확립되는 것이 아닌 주체적인 여성이자 사람으로서 가치관을 추구하며 살리라.

     

나는 약하지만 강하다. 그리고 살아있다. 이것 말고 중요한  뭔가. 누군가의 가족으로서도 중요하지만 나는 나로서 살고 싶다. 무언가를 하고 싶고 성취하고 싶고 도전하고 싶다. 바라는 삶에  걸음  다가가고 싶고 어제의 나보다 오늘  성장하고 싶다. 계급이라는 어떤 틀에 맞춰진다면 생명 없이 사는 바와 같다. 홀로 외로워고립감에 온기가 사무치게 그립더라도 목적 없이 사람 주변을 서성이고 싶지 않다. 사람은 누구나 계급이라는 위아래를 떠나 생명이 있다는 자체로 고유하고 온전하고 존중받아 마땅하다.






계급문화와 특유의 환경이 내포되어 있는 군인가족 지점에서 

개인성이 강한 내가 

더불어 살아가며 성장하는 일상을 담습니다.

보편성과 개인성의 조화와 균형을 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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