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그리는 거점

예술비타민

by 태린


내가 하고 싶은 예술활동은 언제나 일상과 아주 가깝다. 무대 위에서만 존재하는 예술이 아니라, 하루의 리듬 속에 스며들어 자연스럽게 호흡하는 예술. 그래서 예술은 특별한 사람이 누리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한 번쯤은 예술가가 되기를 꿈꿀 수 있는 것이었으면 한다. 가능하다면 그 앞에 놓인 장벽은 낮을수록 좋겠다. 그래서 나는 ‘누구나 예술가’라는 문장이 썩 마음에 든다.


이심전심이라는 말처럼, 내가 느끼는 감정과 기쁨이 나만의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도 어쩌면 비슷한 마음의 결을 품고 살아가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기쁨을 느끼는 순간, 몰입하는 시간, 무언가를 해내고 난 뒤의 잔잔한 만족감. 그 감각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에게 공통되어 있다.


거점이라는 개념을 떠올릴 때도 이와 비슷하다. 표현하자면 우리만 누리는 편협한 공간이 아니라 누구나 자신안의 예술적 자아를 꺼내어 보일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 단체가 가진 역량인 문화예술교육과 평생교육을 포괄하는 거점이라면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은 채 두 영역이 공존할 수 있는 선상 위에 서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 안에는 지역이 가진 문화와 역사, 각자의 삶에서 축적된 경험과 감정, 이미 존재하는 강점과 인프라가 함께 녹여져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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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점은 추상적인 이상이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하며, 어떤 순간에 기쁨을 느끼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된다. 내가 강점이라 느끼는 것이 결국 나를 만들고, 내가 좋아하는 것이 삶의 방향을 결정한다면 그 선택들이 모여 하나의 철학이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래서 거점은 새로 만들어내는 공간이기보다 이미 이곳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다시 바라보고 연결하는 장치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지역과 상생한다는 말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이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에 조금 더 숨 쉴 틈을 만들어 주는 일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하고 싶은 예술과 교육이 함께 살아가는 이 지역을 이롭게 할 수 있다면 좋겠다. 누군가에게는 쉬어갈 수 있는 장소로, 누군가에게는 다시 배우는 시작점으로, 누군가에게는 자기 자신을 회복하는 시간으로 남는다면 그 자체로 거점의 역할은 충분하지 않을까.


우리가 그리는 거점은 완성된 답이 아니라 계속 질문하는 구조다. 이 지역에서, 이 삶의 자리에서 예술은 어떻게 일상이 될 수 있을까. 그 질문을 놓지 않는 한, 우리가 할 수 있는 거점은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