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트리 집밥일지

카레를 만들어야 할 때!

by 오트리

영국 요크의 인도카레전문점에서 구입한 카레, 딸네 집에서 사용하다 가져온 쿠민, 마살라, 아직도 많이 남아있는 우스타소스, 며느리가 가져온 일본 카레가 냉동실 한편을 차지하고 있다. 난 카레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남편이 선호하지 않다 보니 자주는 만들지 않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레를 만들어야 할 때인 것 같다.


[1호 닭가슴살 가람마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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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시작하면서 대량으로 닭가슴살을 사서 냉동실에 둔지 꽤 되었다. 유투버들을 따라 여러 방법으로 만든 닭가슴살을 한동안은 잘 먹었다. 좀 물렸다고 할까. 더 맛있게 해 먹을 수 있는 방안을 찾다가 냉동실에 쟁여둔 카레와 조합을 하기로 했다. 유명 유투버 방식을 기본으로 하되, 집에 있는 재료를 활용했다.

<재료>

닭가슴살 1kg, 토마토퓌레 1/2컵, 간 마늘 2Ts, 소주와 섞어둔 간생강 1Ts, 무염버터 200g, 캐스넛 50g

닭가슴살에 레몬즙, 후추, 요구르트,


<첫 번째 실수>

카레 대신 가람마살라를 넣고 2시간 재워두었다. 여기서 엄청난 실수를 한 것이다. 순간 카레로 착각한 것이다. 닭가슴살에 이미 스며든 후에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제야 영국에서 사 온 인도카레를 넣었지만 이미 1-2Ts정도를 넣어야 되는 가람마살라(강황과 유사)를 듬뿍 넣었으니 맛이 날리 없다. 남편에게는 아주 적은 양의 카레를 내놓았는데 먹을만했다고 한다. 다행이라 여기면서 1호 닭가슴살 가람마살라를 냉동실과 냉장실에 소분하여 담아서 먹는 중이다.


[2호 물바다 일본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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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냉장고와 냉동실에 Mistake 1호 닭가슴살 가람마살라가 가득한데, 다시 제대로 카레를 만들어 보고 싶은 욕구가 강해져서 실행했다. 이번엔 국내 최고 요리사의 유튜브를 고기양부터 야채의 양까지 정확하게 따라 하기로 했다. 이번엔 제대로 만들어 아들며느리에게도 사진 찍어서 보내려고 맘먹었다.


<재료>

돼지고기 300g, 물 1.8 L, 양파 2개(500g), 일본 카레가루 100g, 당근 1/4개, 토마토케첩대신 퓌레 2Ts, 식용유 1/4컵, 진간장 2Ts, 버터 20g


<두 번째 실수>

야채를 다듬고 돼지고기는 깍둑썰기한 후, 깊은 전골냄비에 식용유를 두르고 돼지고기를 노릇노릇하게 볶는다. 볶아진 돼지고기에 양파를 뚜껑 덮듯이 전체적으로 펼쳐 넣고 갈색으로 변할 때까지 볶다가 당근을 넣고 볶는다. 가장자리에 진간장을 넣고 토마토퓌레를 넣는다. 양념장이 눌어붙으려는 순간, 물 1.8L를 넣고 15분 이상 끓인다. 일본 카레 상자에는 고형 6조각과 액체가 담겨있어 무게를 쟀더니 110g 되었다. 고형 6조각만 먼저 넣고 풀어가며 끓이기를 20분, 아뿔싸 물의 양이 너무 많다는 것을 그때서야 깨달았고, 일본 카레상자를 들여다보았다. 일본어를 전혀 몰랐지만 물 500g을 넣으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3배 이상의 물을 넣었으니... 어쩌지? 순간 당황스러웠다. 또 실패작인가. 냉동실에 남은 인도카레를 넣고 저어봐도 물바다이다. 집에 있었던 팽이버섯 2 봉지, 갈아놓은 캐슈너트, 감껍데기 간 것을 모두 넣고, 집에 있는 재료 우스타소스, 큐민, 가람마살라도 적당히 넣고 20분 이상 끓였다. 야릇한 카레맛이 났지만 내가 먹기에는 나쁘지 않았다. 남편에게 평가를 받을 시간이다. 식사 후 어떠했느냐고 했더니 아주 별로라고 했다. 이것도 소분해서 냉동실과 냉장실로 갔다. 냉동실을 좀 비우고자 시작했던 것이 몇 배로 더 냉동실을 차지하게 되었으니... 맛도 없다고 하니 누군가를 주기도 어렵다. 어쩌나? 완성카레를 만들고 싶은 욕구를 자제하지 못하고 또 카레 만들기를 연이어 시도했다.


[3호 오트리 카레]

<사진을 찾지 못함>

마트에서 카레만 사면 나머지 재료들(우스타소스, 쿠민가루, 가람마살라, 버터, 토마토퓌레)은 있으니 이번엔 정신 차리고 만들어봐야겠다. 더 방황하지 말고 이 방식으로 쭈욱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백종원 유튜버의 방식을 기본으로 하되, 집에 많이 만들어 둔 토마토퓌레를 활용, 양파 1개 추가, 씹히는 맛을 살릴 당근, 버섯도 첨가했다.


<재료>

물 2L, 한우 국거리 600g, 고형카레 8조각(200g), 양파 6개(1.5kg), 당근 1개(270g), 양송이버섯 100g, 우스타소스 1/2컵(90g), 식용유 1/2컵(86g), 버터 70g, 토마토퓌레 300g, 비프스톡 20g, 쿠민가루 2Ts(13g), 가람마살라 2Ts, 파슬리가루와 후춧가루 약간


<방법>

1. 고기, 야채(양파, 당근, 버섯)는 사방 약 1.5센티 크기로 썬다.

2. 코팅냄비에 식용유를 두른 후, 소고기를 넣고 강불에 겉면이 익을 때까지 볶는다.

3. 고기 위에 양파를 넣은 후 수분이 없을 때까지 볶는다.

4. 수분이 없어지고 기름이 지글거릴 때 쿠민가루를 넣고 볶는다.

5. 우스타소스를 넣고 볶다가 토마토퓌레와 당근, 양송이버섯을 넣고 물을 넣는다.

6. 고형치킨스톡을 넣고 강불에서 끓인 후 끓어오르면 중불로 줄여서 약 30분간 끊인다.

7. 가람마살라와 고형카레를 넣고 약불에서 저어가며 완전히 풀어준다.

8. 카레가 풀리면 버터를 넣고 불을 끈 뒤 녹여가며 절 젓는다.

9. 밥 위에 카레를 담은 후 후춧가루를 뿌려 완성한다.


아뿔싸! 이번엔 양파를 넣은 후 수분이 없어질 때까지 볶은 후 쿠민가루를 넣고 볶아야 하는데 토마토퓌레와 당근을 넣은 후에야 양파생각이 나서 그 후 양파를 넣고 볶았다. 기대했던 카레 맛은 아니지만 맛도 비주얼도 대체로 만족스러워 이 방식을 고수할 것 같다.


* 지난해 8월 작성, 그동안 카레 만들기를 시도하지 않았으니 서랍에 담겨있던 것도 이제야 알게 되어 공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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