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16- 아름 북서클
[어른의 조건, 아이처럼]
어른이란 보통 주변사람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모든 사태에 대처하며 좋고 나쁨을 넓게 받아넘길 줄 아는 존재로 인지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감정을 길들이는 요령을 익히게 되고 이런 상황을 어른이 되는 것으로 착각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의 어른이 되는 첫째 조건이 아이가 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누구든 ‘다양한 국면에서 감정적으로 격앙하거나 소박한 의문을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것에 부끄러워할 필요도 없다. 이런 반응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인간으로서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능력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점은 통상적인 정의에 역행한다는 점을 인정한다. 나이가 들어서도 이러한 능력을 상실하지 않는 것이 어른이 되는 것의 첫 번째 조건으로 간주한다. 아이처럼 슬픈 일에 슬퍼하고 이상한 것을 보면 이상하게 느끼며 파란 하늘을 보고 갑자기 울컥하는 등 이런 느낌을 가질 수 없다면 어른이 되기가 어려울 것 같다. 또한 어른이 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조건은 다양한 감정이나 의문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지 않고 안에서 음미하고 되새기며 오래 소화시킨 후 다른 사람과 공유 가능한 형태의 언어로 표현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 책 [어른의 조건, 6-7쪽]
William Wordsworth(1770~1850)는 그의 시(무지개)에서 이미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father of the Man)'라고 했다. 대학시절 좋아했던 이 시를 다시 떠올려 본다. 이순(耳順)이 넘은 나이에 쉽지 않겠지만 나도 일상생활에서 어린이처럼 순수한 마음을 지니되, 오래 음미한 후 적절한 언어로 표현하는 훈련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무지개(Rainbow)
하늘의 무지개를 보노라면
내 가슴은 설레느니
나 어린 시절에 그러했고
어른이 된 지금도 그러하고
노인이 되어서도 그러할지니
그렇지 않으면 죽은 것과 같으리라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father of the Man)
바라노니 나의 하루하루가
자연의 경건함에 매어지기를
[어른의 조건, 전문가로서 교양인]
이 책에서 '어른이 되기 위한 두 번째 조건은 교양인이 되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떠올리는 교양인; 다양한 분야를 폭넓게 알고 막힘 없이 풍부한 지식을 갖춘 사람을 떠올릴 것이다. 이 책에서 교양인은 전문가여야 한다. 이를 위해 대학교 1, 2학년에서 전공과목들을 먼저 배우고 고학년에서 교양과목들을 배우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자신의 축이 되는 전공분야를 광활한 학문적 도면 안에 배치한 다음, 그 밖의 다양한 분야와 관계를 맺으면서 스스로를 상대화해보고, 어떤 과제가 주어졌을 때 다른 분야와 어떤 식으로 연대 협력을 해나갈 것인지 고민하게 만드는 교육을 해야 한다. 왜냐하면 자신의 축이나 핵이 어느 정도 구축된 인간이야말로 다른 분야와 소통을 하면서 자신의 분야에 의문을 갖고 타인을 수용할 것이며, 그 결과 근본부터 다시 세워야 하는 경우도 생기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단편적인 '지식'을 구조화하면서 체계적인 '지'를 쌓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 책 [어른의 조건, 7-12쪽]
[대학 교양교육 시기를 바꾼다면]
나는 대학 신입생 때 경제원론 과목을 뭣도 모르고 지루해하면서 공부한 기억이 난다. 만약 전공과목을 먼저 공부하고 교양과목이 후순위로 배울 기회가 있었다면 교육효과는 배가되었을 것 같다. 대학 3, 4학년 때 배운 근현대 영미문학을 신입생 때 접한 후 그 당시 경제, 사회 배경을 알 수 있는 교양과목들을 배웠다면 학습의 재미나 효과가 훨씬 컸을 것 것 같다. 책 “영어공부방향이 먼저다”에서 주저자인 나는 영어말하기, 읽기 등 영어의사소통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 이전에 학습해야 하는 것들을 제1장에서 다루었다. 영어를 주요 언어로 말하고 있는 국가들, 세계사에 관한 관심이 먼저라는 생각으로 관련 내용을 담고 했다. 전공인 영어교육 이전에 교양에 속하는 나라들의 정치, 경제 문화 등에 관한 학습을 할 기회를 먼저 가질 필요가 있다.
[고전을 읽는 기업 간부의 세미나]
이 책에서 고전텍스트를 읽는 사례를 마주하면서 공감 백배이다. '기업의 간부급이 20명 모여서 2박 3일 동안 고전을 읽는 과정으로 ‘인간’ ‘민주주의’ ‘과학기술과 사회’ 등 세 가지 섹션으로 구성되어, 칸트, 플라톤 등 내용을 사전에 읽어와서 발표하는 형식이다. 참가자는 우선 텍스트와 마주함으로써 자신의 내부문제(국가, 사회모습, 자녀, 이웃과의 관계 등)를 드러내고 분석할 계기를 갖는다. 그다음 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과 심도 있는 대화를 하게 되며 스스로를 메타 레벨에서 재고할 수 있는 계기를 얻게 되며 인격의 함양으로 이어진다. 고전을 읽고 다른 분야의 최첨단 연구를 접하며 시를 읽고 비교를 해보는 등 다양한 형태의 방식을 이용한다. 텍스트와의 대화, 타인과의 대화,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일상 속에서 현실적인 해법만 추구해 오던 사고방식에서 해방되는 것이다. 또한 텍스트가 쓰인 시대와 현대 사이를 왕복하고 텍스트가 쓰인 국가와 일본 사이를 왕복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고전을 읽으면서 어떤 부분이 가슴에 와닿았는지 분석하고 이를 타인과 공유하며 더 깊이 고찰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서로 다른 커뮤니티 사이를 왕복하는 연습이 이루어진 셈이다.'
- 책 [어른의 조건, 169 –177쪽]
[독서동아리가 유익한 이유]
내가 독서동아리 활동을 해온 지 1년이 되어간다. 평소 관심 밖이었던 주제의 책을 자주 만나게 된다. 우선 텍스트와의 대화를 나누게 된다. 만나서는 활기차게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으며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기회를 갖게 된다. 이런 가운데 나는 나만의 사고방식에서 해방되어 다른 이들과 사이를 왕복하는 듯하다. 차츰 낯선 주제에 관해서도 더 깊이 고찰해 나가는 듯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다른 사람, 다른 세대, 다른 나라, 다른 커뮤니티 사아를 왕복하는 연습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