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주말에 집 나가

가출인가 별거인가

by 오떡순

그가 카톡을 했다.

목요일인가 그랬다.


'집 계약했고 이번 주 일요일에 집 나가요'


심장이 쿵쾅쿵쾅 거렸고

회사에 있다가는 누가 죽은 마냥

눈물이 그냥 쏟아질 것 같아서

핑계를 대고 황급히 밖으로 나왔다.


나오는 길에 눈물이 그냥 줄줄줄줄 흘렀다.

비련의 여주인공도 아니고

엘리베이터 거울에 비친 나는

눈물 콧물 범벅이 되어있었다.

울면 좀 청순해야는데 그날따라

내 얼굴은 정말 못생겼었다.


그에게 전화를 했다.

몇 번만에 받더니 이미 정해진 거고

계약금을 냈다고 했다

통보였고 가출이었다.


이렇게 나가면 어떻게 하냐니

나가서 살아보고 들어오고 싶으면

중간에 사람 구해주면 된다고 했다.


그리고 본인도 이혼은 처음이고 막상 나가면

마음이 어떻게 변할지도 모르니 조금 떨어져

지내보자고 했다. 하지만 그렇게 될지는 두고봐야하는

일이라고 했었다.




그가 계속 집을 나가고 싶다고 할 때

자꾸 왜 나간다고 하냐 당신 이상하다고 했다.

지금 상황에 집을 나가면 다들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겠냐고 하니


그는 당신은 바람이냐고 생각하는 거냐며

내 이야길 들으니 더 숨이 막혀서 이 집에서 하루라도

더 빨리 나가고 싶다고 했다.



나는 그의 눈치만 살폈다.


말만 하면 나간다고 하고,

뭐만 하면 이혼해 달라고 난리.


그는 언제부터 집을 보러 다닌 건지.

어떤 계획을 했는진 모르겠지만

나가고 싶다고 나발을 불던 게

쌩 진심인지 몰랐다.


내가 상등신이었다.



결혼 생활이 짧았고 우리가 나눌 게 없다고 해도

재산분할이나 위자료 등등.


남편이 나에게 생활비를 현금으로 준 적이 없어 나의 실부담이 컸기에 생활비 비율부터 파탄의 원인 즉, 유책배우자가 누구인지 당연히 판가름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이혼의 절차에 대한 이야기도 한 적이 없다.이혼의 절차 및 방법에 대해서도 내가 결정해서 말해주면 따르겠다고 했다.


구청 가서 합의서를 쓰면 되는 건 맞지만,

그렇게 간단히 이혼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부모님에게도 주변 친구에게도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없었고 어차피 내가 결정해야 하는일이라 그 책임은 나에게 있었다.


그는 같이 있는 동안 서류 정리를 하고 나가려고 했지만,

내가 법원을 가주지 않을 것 같고 빠른 정리 못할 것 같으니 집을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나가기 며칠 전 함께 밥을 먹으며 술 한잔을 했고, 그가 물었다.


아직도 자기는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그는 내가 본인을 의심한다는 것에만 집중을 했고,

내가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본인의 행동에 대해서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에게 술을 많이 마시고 기억을 잃는 것이 싫고,

몸을 가누지 못하는 것도 싫다고 했다.

술로 인해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고, 술로 인해 실수 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도 사실이니,

술을 적당히 마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내 속마음은 그런 이유가 아니면서 왜 술 핑계를 대냐고 왜 거짓말을 하냐고 했다.

그러면서 본인의 죗값은 본인이 받겠다는 말도 했다.


무슨 죗값이냐고 되물으니 대답하지 않았고

나는 혹시나 정말 그녀를 좋아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그는 그녀가 자기를 좋아하는 게 아니고 내가.??하더니소파에서 잠들어버렸다.


그는 다음날 내가 그녀의 말을 꺼냈다고

아직도 본인을 의심하고 있으며 나는 절대 변하지 않을 거라고 했다.


그럼 왜 죗값을 받겠다는 그런 말이 나오냐니..


그냥 술을 먹고 한 말에 그런 식으로 꼬투리를 잡지 말란다. 미친 X가 지가 하면 다 괜찮고 내가 하는 말은 다 시비다..!!!!!



이전에 블로그를 보니 부부가 떨어져 사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고 나가면 이혼이라는 글을 봤었다.


그는 그런 거 찾아보지 말고 그런 말 믿지 마라. 사람마다 다르다. 내가 아직 나가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혹시아냐 떨어져 지내다 보면 우리 둘의 감정이 좋아질지.


부부상담이라도 같이 가보자고 하니 본인도 상담사 자격증이 있지만 그 사람들 하는 말은 다 똑같고, 별 의미도 도움도 안 될 거라고 했다.


그는 나와의 관계를 회복할 생각조차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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