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츠비가 떠나자 헤이독은 노심초사했다. 추밀원 관리가 들이닥치면 올드콘 신부와 식솔이 죄다 잡혀갈 터였으니 말이다. 비비아나는 진정하라고 다독여 보지만 저들의 악랄한 행태를 잘 아는 헤이독 집사는 혀를 내둘렀다.
“악당 같은 부하들이 야심한 밤에 신부님을 잡아가는 꼴을 보셨다면 그런 말씀은 못하실 겁니다! 올드콘 신부님이라면 제 심정을 이해하실 테니 결례를 용서하시리라 믿습니다. 녀석들은 강도처럼 들이닥치지만 하는 짓거리는 강도보다 더 악랄합니다. 예의도 모르는 데다 남녀 불문하고 사람을 존중하는 법이 없습죠. 침실이고 거실이고 가리는 곳도 없습니다. 빗장을 질러두면 문을 부숴버리고 캐비닛을 잠가두면 지체하지 않고 엽니다. 열쇠를 찾지 않습니다. 벽을 가린 건 죄다 잡아 내리고 칼끝으로 징두리벽 틈새를 쑤시는가 하면 벽에 총도 쏩니다."
저택에는 숨을 곳이 많이 있었지만 안심할 정도는 아니었다. 관리들의 노련한지라 찾아내는 것은 시간문제... 헤이독이 자리를 비켜주자 비비아나와 올드콘은 함께 기도하며 신앙 이야기로 시간을 보냈다. 때는 새벽 두 시. 빗장이 떨어지는 듯한 소리가 나자 신부의 낯이 창백해진다. 비비아나는 집사를 찾아보지만 기척이 없다. 관리에게 잡힌 집사와 하인들은 비밀을 누설하지 않고 온갖 협박에도 입을 다물었다.
복도를 통하지 않고는 올드콘 신부에게 갈 수 없었던 상황. 하인들이 곡소리를 내며 저택은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신부가 무사히 피신했기만을 간절히 바라던 그때 어렵사리 방에 들어가 문을 잠그려 하자 신부가 나타났다. 기척을 듣고 위층으로 몸을 피했다고 한다.
예상대로 관리가 문을 두드렸다. 비비아나가 방 안에서 문을 닫은 채 관리와 옥신각신하다 결국에는 관리가 문을 부수고 만다. 방에는 아무도 없었다. 위장한 입구를 찾아 안쪽 통로를 따라 들어가보니 비밀 기도실이 나왔다. 여기서 관리 일행은 비비아나와 올드콘 신부를 찾아낸다. 비비아나는 신부를 풀어달라 비명을 지르며 애걸복걸... 첫 장에서 처형 당한 우드루프 신부도 이 저택에서 잡혔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그러다 목이 가겠소, 아가씨. 도와줄 사람은 없소이다. 하인도 죄다 끌고 갈 테니..."
마침 벽에 딸린 쪽문이 열리며 어떤 이가 관리의 머리에 총을 겨누며 화려하게 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