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외롭지 않니?

거북이 밥을 주다가

by olive

“장군아~~~~”


이렇게 부르면 신기하게 녀석이 내게로 옵니다.

‘표장군’


우리 표씨 패밀리랑 가족이 된지, 짐짓 몰라도 17년은 된 붉은귀 거북이의 이름입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 외할머니가 아이들에게 사 준, 혼자인 것이 안타까우면서도 생태계를 파괴한다하여 풀어주지도 못하는 나름 계륵의 고민을 주고 있는 녀석입니다.


그래서 이 녀석을 보면 마음이 참 아픕니다.

하루에 딸랑 한번 뿐인 아침 식사시간과 제 집 청소를 할 때를 빼놓고는 거의 혼자입니다.


혼자 지내고 있는 것이 안타까워 여럿의 친구들을 넣어도 보았지만 녀석의 텃새에 죽어나가기가 일쑤였네요.


‘거북이의 텃새’


사회성이라고는 일도 없는 녀석입니다.


늘 혼자서 멍하게 있는 딴에는 일광욕을 한답시고 목과 다리를 뻗고 있지만 내 보기엔 그저 외로운 거북이 한마리입니다.

장군아 하고 부르면 다가오는 그 녀석

가끔 말을 건내보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녀석. ‘동물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으면’, ‘대화를 나눌 수만 있다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집니다.


영화를 보고 온 어떤 날은 그 녀석에게 입맞춤이라도 하면 정말 멋진 왕자로 변하는게 아닐까 하는 상상도 해보았네요. 녀석에게 입술이라도 물리면 큰일인데 말입니다.

영화 shape of water의 한장면-이걸 보는 내내 장군이 생각


아무튼 하루도 혼자 있기 힘든데, 나이 들면 들수록 고독한게 고통이라는데 녀석의 나이가 만만치 않은데도 늘 혼자인게 짜르르합니다.


괜시리 녀석에게 다가가 “장군아~”하고 불러봅니다. 이젠 제 이름인줄 아는지 시크하게 고개를 돌려 나를 바랍봅니다.


찢어진 녀석의 눈



이 녀석은 고독을 알까요?

아니 차라리 그딴거 몰랐으면 합니다.


장군이에게 밥을 주는 이시간,

녀석은 배가 불러서 좋고, 나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과 말을 나눌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 서로에게 참 좋은 아침입니다.

텃새에도 살아남은 장군이 친구 멍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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