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원의 엽서 vol.3_015
나는 자주 어떤 단어에 꽂히곤 하는데
그럴 때는 꽤 오랜 시간 그 단어에 대해 생각하거나 사전을 찾아보기도 한다.
늘 사용하는 우리말이라
뜻을 모르는 것은 아닌데도
매우 생경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오늘은 '남기다'에 한동안 사로잡혀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밥을 남기다, 음식을 남기다의 남기다는
뭔가 쓸모없는 잉여의 느낌이다.
업적, 이름, 성과를 남기다의 남기다는
어딘지 위대한 느낌이 들고
뜻을, 기록을 남기다의 남기다는
숭고한 느낌이 든다.
후회, 그리움과 같은 감정의 남기다는
아련한 느낌이 든다.
단어 하나를 목적어가 다 다르게 만든다.
삶이나 행동도 그럴까?
살아가고 움직이는 데 있어서
어떤 목적을 두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게 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