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원의 엽서 vol.3_016
청양고추를 좋아한다.
조금씩 음식에 넣으려고
크게 한봉지 사다가 다져서 얼려두곤한다.
전동커터로 다지면
즙이 흥건해서 기분이 별로라
주로 칼로 직접 하는 편인데
그렇게 열심히 다지고 나면
손에 매운 기운이 남아서
한 이틀 정도 조심해야한다.
깜빡하고 눈이라도 비비면
외롭고 슬프지 않은데도 울게된다.
젓갈을 잔뜩 넣은 김치를 버무리면
마찬가지로 한 이틀 손에서 짠내가 난다.
이 매운맛 손, 짠맛 손은
생각보다 오래가지만
길어봐야 이틀이다.
그 시간이 지나고나면
원래 나의 손,
따스한 손으로 돌아온다.
세상살이 매운맛 짠맛 보다보면
가끔 나도 팍팍하고 독하게 변한 것 같이 느껴져 입맛이 씁쓸해진다.
내일 혹은 모레면 돌아올
맵고 짜지않은 원래의 내 따스한 손과 더불어
지금은 다소 맵고 짠 맛의
내 성정도 회복되어 돌아오길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