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가게

지금과 달리 다정다감한 성격이었던 어린시절의 나는

사람들을 챙기는 것을 아주 좋아했다.


그래서 일년 내내 용돈을 모으고 모아서

가족들의 생일이나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곤 했다.

사실 집 밖으로 나돌기 보다는 집에서 노는 편이었고

엄마가 잘 챙겨주었기 때문에 용돈을 쓸 일이 많지도 않아서

거의 대부분을 저축할 수 있었는데, 나는 쌓여가는 용돈을 보면서

누구에게 무엇을 선물할 지 고민하며 설렜었다.


평소 가족들이 뭘 좋아하는지 유심히 살펴두었다가

깜짝 선물을 하는 순간을 상상하고 혼자 즐거워했다.


디데이가 다가오고 예산에 맞는 가장 좋은 선물을 사고나면

가장 중요한 과정이 남아 있었다.


어린 시절 나에게는 나름대로 선물에 대한 철학이 있었는데

'선물은 포장이다! 내용물도 중요하지만 역시 받을 때의 기분이 제일 중요하니까!' 였다.


그래서 사람들의 눈을 피해 어딘가에 숨어서

몰래 사온 선물들을 당시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기술을 발휘해서 포장하곤 했다.


그런 면이 내가 지금의 공방의 주인이 된 시작점이었을까?

비뚤어지고 흑화한 어른으로 자랐지만 마음 속 어딘가에는 여전히

누군가에게 기쁨을 주고 싶어하는 본능이 남아 있는가 보다.

뒤돌아보니 누군가에게 행운을 빌어주는 것들을 계속 만들어 오고 있더라.

의도한 게 아닌데도 그렇게 가고 있었다.


최근 공방 하위 브랜드로 <포춘상회>라는 걸 만들었다.

<어우네공방 포춘상회 로고 디자인중>

쌀 포, 봄 춘.

봄을 싸서 안겨주고 싶다는 뜻.

거기에 영어 fortune의 발음도 관련을 지어서 이름을 지었다.


어우네공방 안에 아직은 이름이 전부인 가게지만

사람들의 행운을 빌어줄 좋은 선물을 만드는 가게가 되어 주면 좋겠다.


손 많이 가서 늘 효율성이 없는 편이긴 하지만

그게 내 정체성이다!!!

( 나도 좀 효율적으로 작업하려고 노력해봤지만 과정을 포기할 수 없어서 그대로 살기로 했다.)


어린 시절 가진 재주를 다 발휘해서 선물을 포장하던 그 마음으로

나의 선물가게, 포춘상회를 꾸려가야지.


오픈기념으로 신제품을 만들어 펀딩을 진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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