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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유 Apr 05. 2024

슬픔을 사랑하는 것

부정적인 감정을 내려놓는다는 것은,



 언제부턴가 삶에 슬픔이 없던 적이 없게 되었다.


 어린 시절엔 아무 걱정 없이 뛰어놀았던 것 같은데, 지금은 해맑던 성격을 슬픔이 채우고 걱정이라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슬픔이 없던 시절을 떠올려 보는데 그게 언제 적인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이런 내 모습이 싫어 나는 슬픔을 원망하기 시작했다. 원망이 슬픔의 부피를 키우는지도 모르고 계속. 원망이라는 감정은 나를 편안하게 해 주었다. 그 사람을 원망해야 내가 피해자로 남을 수 있다는 이상한 감정은 부정적인 감정에 빠지게 했다.


 그러다가 병을 얻었다. 병원에서 약을 받아먹기 시작했는데 잘 먹지 않았다. 약 먹는 것 자체도 귀찮았고 그냥 쉬고 싶었다.


 온몸이 무기력해지고, 우울해지고. 이런 기분이 싫어서 억지로 웃어보는데 웃을 수가 없는 기분. 끔찍했다.



 언젠가 노래 하나를 들었다.


 ’어른 아이‘라는 가사가 참 나 같아서 노래에 빠져들어 갔던 것 같다.


어른도 아이도 아닌 애매한 위치.


 가사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숨겨진 우리의 슬픔마저 사랑하자]


-어른 아이- 세븐틴



슬픔마저 사랑하자.

이 말이 왜 이리 깨달음을 주는지.


 슬픔을 원망하는 게 아닌, 슬픔을 사랑한다는 것.


 슬픔은 내 삶에서 부정적인 영향밖엔 주지 않았다. 그런 슬픔을 어떻게 사랑한단 말일까?


 그런데, 나는 내 삶을 사랑하고 싶어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슬픔도 삶이므로 슬픔을 사랑하는 것이 어떤가.


 부정적인 내 모습도 사랑하는 것이 어떤가.


 삶에선 우울감을 빼놓을 수 없다. 그렇기에,


 숨겨진 우리의 슬픔마저 사랑하자.


 부정적인 감정을 사랑하고,


 오늘도 한 걸음 나아가 보자.


 조금씩 내딛다 보면 언젠간 괜찮아질 날이 올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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