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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개구리 Dec 23. 2022

우리를 지키는 것

영화 '아바타: 물의 길'을 보며

광고를 보며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기다리는 동안 광고가 나왔다. 늘 그렇듯 속으로 이러쿵저러쿵 광고에 대해 떠들고 있는데 한 광고를 보자 내 이러쿵저러쿵이 와다닥 말을 쏟아냈다.


 '어, 공익광곤가? 그런 것 치곤 차 광고 같은데. (광고가 끝나고) 뭐지? 끝인가? 차 광고였어? 진짜? ……좀 실망. 아니……. 이것 참. 근데 내가 이런 생각을 할 자격이 있나?'


https://youtu.be/dvDKlBPMIDg

영화관에서 본 광고의 링크

 좋아하는 건 한꺼번에 많이.

 바빠도 한 잔의 여유는 포기 못하지.


 자막과 함께 광고에는 캔이 들어있는 박스를 트렁크에 싣는 장면과 카페에서 음료를 받아가는 장면이 나온다. 특별할 것 없는 광고인데, 이날 내 눈에는 유난히 거슬리는 게 있었다.


 '좋아하는 건 한꺼번에 많이'라는 말과 카페에서 받아가는 일회용 컵.


 처음 이 광고를 공익광고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이유도 이 말 때문이었다. 자막을 보는 순간 내 머릿속에서 떠오른 건 대형마트에서 잔뜩 물건을 사고 나오는 쓰레기들이었다. 좋아하는 걸 많이 사고 싶은 마음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산 것들은 시간이 지나 멀쩡한 쓰레기가 된다. 좋아하는 과자를 사 먹고 배부르다며 남긴 저녁도 음식물 쓰레기가 된다. 스쳐지나간 장면은 뇌리에 남아서 캔과 일회용 컵을 보고는 사고하기 시작했다.


 '저 캔도 결국 쓰레기가 되겠지? 분리수거한다지만 실제로 재활용 할 수 있는 건 얼마나 될까? 일회용 컵……. 텀블러를 썼다면 좋았을 텐데. 하긴, 그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반전이 있을 줄 알았던 광고는 상품 선전으로 끝났다. 광고가 끝나고 못내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조금만 더 환경에 신경 써서 광고를 제작했다면 좋은 효과가 있지 않았을까? 어떤 사람은 조금이라도 텀블러를 쓰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수 있고, 어떤 사람은 기업의 이미지를 좋게 봤을 수도 있다. 그런 마음을 품은 채로 영화를 봤다. 그 때문인지 신기하게도 영화를 보며 환경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아바타: 물의 길을 보며

※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인간은 망해가는 지구를 벗어나 이주할 행성으로 판도라를 노린다. 그렇게 인간은 다시 판도라에 처들어오게 되고, 나비족은 그에 맞서 싸운다. 하지만 전쟁은 끝나지 않고, 나비족은 가족의 안위가 제일 우선이라고 판단해 살던 근거지를 떠나게 된다. 그러곤 바다를 터전으로 사는'멧케이나 부족'에게 우투루(안식처)를 요청한다. 멧케이나 부족의 족장은 주인공 가족, 나비족의 거주를 허락하고 바다에 적응하게 도와준다.


 내가 기억하는 첫 장면은 인간들의 기계가 불을 내뿜으며 착륙하는 장면이었다. 숲이 불타며 나비족이 도망치는 모습은 낯설지 않았다. 영화의 장면 위로 학교에서 봤던 EBS 영상 중 숲이 불타는 모습이 겹쳐보였다. 고릴라가 들려주는 '콜탄의 나라' 영상이었다. 고릴라와 나비족, 그들의 터전은 인간의 이기심 때문에 망가져 버렸다. 나비족의 평화를 깨트린 영화 속 인간들에 대한 혐오와 분노가 밀려왔다. 나는 그 순간만큼은 고릴라의 터전을 망가트린 우리 인간들에게서 사랑을 느낄 수 없었다.


EBS 콜탄의 나라 

https://www.ebs.co.kr/tv/show?lectId=3100421

https://youtu.be/twLuLWNfkJs


 이후 영화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툴쿤이라는 생물이었다. 고래를 닮은 툴쿤은 멧케이나 부족의 가족이다. 그런 툴쿤을 주인공의 적들이 사냥하는 장면은 현실의 고래잡이와 비슷해 보였다. 영화에서 인간은 툴쿤의 뇌에 든 황금색 물질만 추출하고 남은 사체를 바다에 버린다. 황금색 물질은 노화를 멈추게 하는 물질, 인간은 오직 그것을 비싸게 팔아먹기 위해 툴쿤을 사냥한 것이다. 생존을 위해서가 아닌 인간의 만족감을 얻기 위해 다른 생명을 취하는 것은 옳은 일일까? 우리의 현실에는 불필요한 살생이 많다. 동물의 모피를 얻기 위해서 산 채로 가죽을 벗기고, 과도한 육식을 한다. 그렇다고 마냥 인간을 탓하기에 동물권이라는 개념은 우리에게 너무나 모호하다.


동물권 - 나무위키 (namu.wiki)


 우리는 이러한 생활 방식에 익숙해져버렸다. 바꾸려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더라도 우린 다른 누구도 아닌 인간을 위해서 환경과 동물을 보호해야 할 것이다. 아바타 2의 명대사를 빌려 말한다. 살육은 더 많은 살육을 부르고, 물의 길은 모든 것을 잇는다. 이제는 우리에게서 시선을 돌려 더 많은 것을 바라봐야 한다. 우리는 우리가 사는 곳을 지켜야 한다.


살육은 많은 살육을 부른다.

물의 길은 모든 것을 잇는다. 내가 태어나기 전에도, 죽은 후에도.

I see you.

우리가 사는 곳을 지켜야 한다.



참고자료: 아바타 : 물의 길- 판도라의 바다, 새로운 .. : 네이버블로그 (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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