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ploid에서
컵에 링이 남는 게 좋은 커피라고 하던데 생각해보니 맥주 광고 중에 링이 남는 것을 강조한 것이 있더라.
엔젤링이라고 하던가. 커피는 크레마로, 맥주는 거품으로 생기는 것이리라.
자국. 흔적.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 것보다 남기는 것이 더 좋은 거구나.
감정은 어떨까.
감정의 찌꺼기 혹은 추억.
미련 혹은 가능성.
요새는 사진을 남기는 것이 좋은 건지 잘 모르겠다.
남는 건 사진뿐이라고 하는데, ‘사진’만 남는 것 같기도 하고.
진짜 남는 건 뭘까.
촉각. 맛. 노래. 물건. 사진. 사람. 인연. 기억.
일련의 단편적인 장면인 것 같기도 해.
그날의 공기 같기도 하고. 공기 중에 물기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물 안을 헤엄치는 것 같았다거나.
시끄러운 웃음소리 같기도 하고,
비웃는 듯한 미소 같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