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6일 금요일
오늘은 어떤 날이었느냐면 말이야,
툭 던져진 한 마디에 괜시리 아침부터 기분이 울적해졌다. 왠지 모르게 슬퍼졌다.
울리지 않는 카카오톡에 화가 났고, 내가 영사기의 빛을 보면 보이는 부유하고 있는 먼지같았다.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 사람들은 영사기의 빛을 통해 비춰진 화면만을 보니까.
점심을 먹고 났더니 머리가 아파서, 처방받은 편두통 약을 복용했는데 내가 그것 없이는 살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우울했다. 졸미트립탄 한 알.
이번주에만 두 번, 아니 세 번 머리가 아팠고 두 번은 경미했으나 한 번은 호흡이 가쁘고 속이 메쓰거웠다. 누워있기도 앉아있기도 힘들었다. 벌써 처방받은 일곱 알 중 네 알을 먹었다.
나는 왜 이렇게 자주 머리가 아프고 예민한가, 왜 좀 둔감하고 즐겁게 살아갈 수 없는가,
스스로가 밉고, 이 체질이 저주스럽고,
그러다 돈이 밉고,
그러다 마음을 다잡고, 어떻게 하면 나를 사랑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어떻게 하면 주께서 허락하신 삶을 지으신 대로 살아갈 수 있는지 고민한다.
내 마음이 제발 세상에 속해 있지 않기를, 벼랑이나 골짜기에서도 하나님을 붙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