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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세드 Jul 15. 2018

솜털

마음이 울렁거린다. 

올해 겨울 1월 즈음이었다. 추운 날이었다. 

지하철에 탔는데 맞은편 의자 바닥, 사람들의 발치에 깃털과 솜털이 날아다닌다. 

어디서 나온 걸까? 두리번거리며 관찰하는데 의자 가장 끝에 할아버지 한 분이 보인다. 

갑자기 라이터를 꺼내어 들고 불을 켜려고 한다. 

탁! 탁! 두세 번 실패한 후 마침내 라이터에서 불꽃이 화르륵 뿜어져 나온다. 할아버지는 두려움 없이 불꽃을 왼쪽 소매에 가져다 댄다. 패딩이다. 자세히 보니 왼쪽 가슴께에 일자로 선이 있다. 틈새다.

저기다. 깃털과 솜털이 나온 곳. 

할아버지 패딩의 오른쪽 소매는 닳아있다. 할아버지는 계속 불꽃으로, 손으로 옷을 손질하다 이윽고 손을 쉬게 한다. 하얗고 길고 가는 손가락을 마주대고 있다. 손가락은 계속 타닥타닥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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