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머스크 보다 부자인 사람

내 생에 가장 큰 생일 선물

by 코나투스
혜미가 그려준 나



내 생에 가장 큰 생일 선물


오늘 내 생일을 맞아 어떤 이야기를 전할 수 있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세수를 하고 누웠다.


작년 생일에는 원룸 바닥에 누워서 ‘생일입니다. 축하해 주세요.’라고 밤 12시가 다되어 생일이 끝날 때 인스타에 올렸었다.


일 년 전 그날도 나는 딱히 생일이라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몰랐고, 뭔가 특별한 일을 해야 할까?라는 생각에 조금 무리를 하더라도 남들처럼 호캉스라도 혼자 가야 할까라는 생각을 하다가 - 늘 가던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르고, 자주 입는 하얀 티셔츠 한 장을 사고, 집으로 돌아와 나에게 건강을 선물 주자며 헬스장을 갔더랬지. .


귀여운 코나투스 부족원분들



그렇게 작년 생일이 끝났었고, 일 년이 지난 오늘 나는 또 이렇게 내 작은 방에 누워 인스타에서 마음을 담아보려 두 엄지손가락으로 꾹꾹 자판을 두드리고 있다.


이번 생일 역시도, 오랜만에 헬스장을 갔고, 함께 일하는 츄랭과 함께 월남쌈을 먹고, 코나투스에서 잠깐 일을 했다. 그리고 별 다를 일 없는 삼삼한 하루를 보냈다.



그래도 지난번 생일과는 많이 달라진 건, 곁에 있는 사람들이고 그분들 덕분에 경제적으로도 심적으로도 더 안정됐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이다.


혜미가 준 카드 스티커


내가 많이 아끼는 사람들에게 선물을 줄 수 있고, 밥을 살 수 있단 상황이 참으로 감사하다. 뭔가 이제야 처음으로 사람 구실(?)을 하고 있단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20대와 30대 초반에는 돈벌이가 정말 녹록지 않아서, 가족들에게도, 또 친구들 동생들에게도 자주 얻어먹거나 사줄 수가 없는 형편인 순간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내가 무언가 작은 것이라도 베풀 수 있음에 감사하고, 이런 상황에 이른 것 자체가 나에게 생일 선물이라고 느껴질 만큼 크게 느껴지는 것 같다.



여자 친구에게 선물을 줄 수 있고, 함께 일하는 사람에게 조금의 돈을 더 챙겨줄 수 있는 것이 이렇게 흡족하고 기쁠 일이라는 것을 이제야 몸으로 처음 느껴보는 오늘 밤이다. 이런 게 앞서 말한 사람 구실(?)이고, 내가 비로소 이루고 싶었던 순간인가 싶기도 하다.



많이 지치고, 힘들고, 좋아하던 일이 예전만큼 즐겁지 않았던 이번년도 후반이었지만, 빛이 바래간다고 여겨지던 그 순간에 빛을 입혀주었던 것은 결국 곁에 있는 사람들이라고 느껴진다. 돈이 있어도 내가 마음으로 전해주고 싶은 존재들이 곁에 없다면 돈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마음을 배불려 줄 수 있는 것들이 필요한 나의 세상에서, 공허한 숫자만 바라보며 마음이 배불리 채워짐을 느끼기는 어려울 거라고 생각한다.


내 입으로 말하기는 겸연쩍은 부분이 있지만, 이번년도의 마침표에는 사람도 돈도 다 이루게 된 기분이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내가 일론 머스크보다 더 부자인 거 같다.(테슬라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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