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수석실을 강화하는 이유
내일부터 새로운 정부가 시작된다. 대통령 비서실도 새롭게 꾸려진다. 애초 공약한 대로 비서실을 바꾸지는 못했지만 강조하는 정국운영방향은 다를 것임을 보여주고 있기는 하다. 그 중 하나가 윤석렬 당선자의 비서실 직제 중 시민사회수석실 강화이다. 이 변화를 통해 시민참여를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그 의미는 본래의 뜻과는 다른 것으로 보인다.
시민사회수석실을 강화하면서 시민들과의 소통을 강조하고 있는 데, 원래의 의미는 정책결정과정과 집행과정에 시민들의 참여를 확대한다는 방향일 것이다. 문재인정부가 광화문1번가로 시작해서 5년내내 국민청원시스템을 유지하는 등 시민들과의 직접 소통에 관심을 가져 왔다. 이를 부족하다 여기고 더욱 강화하는 방향이겠거니 했는데, 실제 의미는 의회에 대응하는 대통령실의 여론전과 홍보기능의 강화라는, 의회와의 적대적 대응에 방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야당의 입법독주를 막기 위한 직제 개편이라고 하고 있으니 말이다.
'윤 당선인 측이 시민사회수석의 기능을 확대해 대국민 소통을 강화하기로 한 것은 취임 후 맞이할 극단적 여소야대 정국 속에서 국민과의 직접 소통을 통해 거대 야당의 입법 독주를 막을 해법을 찾겠다는 구상인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강행으로 여야가 극한 대치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윤 당선인 측이 “국민의 의견을 묻자”며 국민투표를 검토하는 것과 같은 취지다. - 문화일보 보도 인용-'
또 개편되는 직제중 국민제안비서관이나 디지털소통비서관도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미 문재인정부에도 있던 직제들이다. 다만 문재인정부에서는 홍보수석실 등에 있어서 주로 미디어 기능을 담당하는 것을 강조했다. 그런데 이를 시민사회 수석실로 옮기면서 ‘정무적’ 혹은 ‘정치적, 정파적’ 역할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 보니 과거 박근혜정권의 국민통합비서관이 태극기부대나 어버이연합과 연계해 부적절한 역할을 했던 기억이 살아난다. 이명박 정부 시절의 댓글부대로 기억나고... 아마도 시민사회와 소통하기 위해 시민사회수석실을 강화했다기 보다, 여론을 만들고 지지자를 동원해 내기 위한 소통전략으로 강화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하는 걱정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