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대통령실은 청와대로 다시

청와대를 보다 열린 공간으로, 국민을 위해 일하는 공간으로

by 하승창

1. 청와대로 이전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다음 정부의 대통령실은 다시 청와대가 될 것이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국회를 포함해 대통령실도 세종으로 가는 것도 좋다. 다만 그를 공약한다해도 당장 다음 정부는 세종에서 시작하는 것은 아니다. 청와대는 그런 점에서 아주 현실적인 선택이다. 애초 용산 이전 자체가 무슨 준비나 검토가 면밀하게 이루어진 것도 아니어서 갈수록 이것저것 만들고 손보고 하느라 돈은 예상하기 힘들 정도로 들어가게 되어 있다. . 반면에 청와대는 지금 현재 망가진 것을 수리하고 정비하고 하더라고 돈도 훨씬 덜 든다고 봐야 한다. 더구나 여러 정부를 거치며 이미 그 역사 속에 공간의 구성과 역할이 더 명료해 졌을 뿐 아니라 나름의 스토리를 갖추고 있기도 하다.


현재의 청와대는 대부분의 공간이 약간의 수리와 정비만으로도 재사용은 가능한 상태로 알려져 있다. 위기관리센터도 그대로 있고, 여민관등 사무공간도 개방된 공간은 많지 않고 대부분 공간은 닫힌 채 그대로 있고, 영빈관등 주요시설들은 이미 다시 사용하고 있는 상태라서 공간과 시설을 복구하고 정비하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물론 우리가 모르는 어떤 일이 있었는 지는 확인해 봐야 하고 그에 따라 시간이 걸릴 수도 있지만.. 오히려 보안점검에 시간이 좀 걸릴 수는 있다. 그러나 비용이나 공간의 안정성 어디로 봐도 청와대가 현재로서는 최선의 선택지이다.


그렇다고 문재인 정부 시절의 청와대 그대로 구성해 사용할 이유는 없다. 그때는 청와대가 하나의 공간으로 구획되고 구성되어 있지만 이번에 옮긴다면 1)폐쇄된 공간이 아니라 개방된 공간(관람객이 전보다 훨씬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도록 청와대를 개발한다) 2)일하는 청와대로 공간 재구성 3)권위적 공간이 아닌 국민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공간 이라는 컨셉으로 공간을 재구성하면 좋겠다.


2. 청와대를 하나의 공간이 아니라 세가지 성격의 공간으로 재구성하자.


이를 위해 지금의 청와대 공간을 크게 세 영역으로 나누어 구성한다.

1)영빈관을 중심으로 한 의전공간

2)관저가 있게 될 거주공간

3)위기관리센터와 여민관등을 묶는 업무공간


1)의전공간의 경우 : 영빈관을 중심으로 경복궁 경회루까지 의전공간으로 확장해서 보고 경회루등 경복궁영역은 외빈 방문등 특별한 경우 사용한다. 중국 자금성 경우를 생각하면 된다. 우리 역사와 예술 등 전통있는 국가의 역량을 보일 수 있다

2)거주공간 : 지금의 관저는 역대 대통령들의 박물관으로 만들고 안가로 사용하던 건물등을 새로 관저로 사용한다 경복궁을 나와 초소책방까지 이어지는 길을 내주면 관저와 만난다. 시민친화적인 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

3)업무공간: 빠르게 리모델링해야 한다.대통령과 비서관들이 여민관에서 함께 근무하면 된다. 문재인 정부때도 그렇게 했고, 다음 정부는 더 밀도있게 공간을 구성하면 된다. 다만 여민관의 업무환경은 낡은 건물들로 좋은 편은 아니니까 이 기회에 최고의 공간으로 재구성하는 것이 좋다


4) 그리고 지금처럼 청와대 경내 전체를 막는 것이 아니라 구분된 각기의 공간별로 경호체계를 갖추어 청와대 전체 경호로 부터 구역별 경호로 바꾸어 나머지 공간을 시민들에게 내어 주면 광화문부터 초소책방으로 이어져 인왕산과 부암동 수성동계곡 등을 다 이어서 걸을 수도 있게 된다.


3. 문재인정부 광화문시대 공약에 대한 아쉬움


윤석열 정부 시작할 때 용산 이전에 신중해야 한다고 페이스북에 포스팅했더니 문재인 정부 광화문시대 공약이랑 다를 바 없는 데 윤석열이라서 반대하는 거냐고 비난하던 분들이 많았다. 청와대로 돌아가는 것이 이 분들께는 다시 구중궁궐로 가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들게 할 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그 당시에도 청와대는 개방되어 있었고, 문재인대통령은 비서관들과 같은 건물, 같은 공간에 근무하고 있어서 대통령 만나러 가는 물리적 거리는 1-2븐이라는 사실을 아무리 말해줘도 그닥 주목받지는 못했다.

광화문시대가 담고 있는 취지는 개방된 청와대 시민과 소통하는 청와대 비서들과 함께 일하는 청와대였다. 당시 이전 공간으로 예측되던 행안부 건물로 나오지 못했던 이유는 1)이전비용 2)경호와 시민불편(필요한 공간이 나오기 힘들었다) 3)보안 4)세종 이전 가능성 검토 등이 복합적으로 논의되면서 미루어지다 결국 공약을 지키지 못하는 것으로 귀결되었다.

이를 보완하고자 청와대 개방확대(시간대별로 이루어지긴 했으나 언제나 관람객이 있어서 국무회의를 마치고 나오는 대통령과 청와대 수석 장차관들과 관람객들이 인사를 나누고 사진찍는 것이 흔한 일이었다.)가 이루어졌고, 그결과 지금의 초소책방도 생기게 되었다. 원래 계획은 경복궁으로 들어와서 신무문으로 나와 청와대를 거쳐 초소책방까지 바로 올라 갈 수 있게 하려던 것이었다.

약속했던 퇴근길 맥주한잔은 없었지만 광화문 1번가와 국민청원 시스템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재임기간 내내 비서들과 함께 같은 건물에 근무하셨고 청와대 식당도 자주 이용하셨다.

그렇다고 해도 애초 공약을 번복한 것이 달라질 수는 없다. 공약을 지키기 위해 광화문으로 공간을 이전하지는 못하지만 개방과 소통이라는 취지를 살려 광화문이라는 공간의 확장이라는 개념으로 청와대를 위치 지우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청와대의 개방공간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수정하는 것이 좋다고 보았다. 그럴 경우 관저를 옮겨야 하는 데 관저만 옮기는 것은 부담스럽다며 거절하셨다. 그냥 솔직하게 지키지 못하게 되었다며 사과하셨다. 지금도 좀 아쉽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촛불? 응원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