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화양런화

009. 안정적으로 달린다는 감각

2024.05.16 / 5.02km

by 히로

이틀의 휴식을 보낸 후 다시 찾아온 러닝의 시간. 첫 5km를 달성한 나는 점점 러닝에 자신감이 생기고 즐거움도 커져가고 있었다. 이젠 3km는 수월히 달릴 수 있고, 5km도 마음만 먹으면 쉽게 달릴 수 있을 것만 같다. 불과 3일 전, 첫 5km를 달리며 온몸으로 느꼈던 고통은 희미하게만 기억된다. 그저 작은 목표였지만 해냈다는 생각과 러닝을 마친 뒤 느꼈던 상쾌함이 더욱 선명하게 기억된다. 그렇지만 무리하지는 말아야지, 무얼 하든 늘 조심스럽고 생각 많은 나니까.


그렇게 정한 오늘의 목표는 3km. 5분대 페이스로 안전하게 또 안정적으로 달리는 것. 그저 이렇게 달리는 것만으로도 내게는 큰 의미가 있다. 러닝을 오랫동안 내 몸에 익히고 평생의 취미로 자리 잡게 하고 싶었기에, 작지만 소중한 목표들을 하나씩 차곡차곡 쌓는 것이 중요했다. 부담은 내려놓고 러닝 시작!


지난번 러닝에서 첫 1km를 오버 페이스로 달린 탓에 뒤 따른 4km가 많이 힘들었다. 그래서 오늘은 초반 페이스 조절에 특히 신경을 썼다. 당장 몸이 가볍더라도 무작정 속도를 내지 않으려 노력했고, 호흡이 과하지 않도록 가다듬었다. 드디어 1km 경과! 5분 50초쯤이면 좋겠다 싶었지만 결과는 5분 40초. 생각보단 조금 빨랐음에도 아직까지 내 상태는 괜찮았다. 그 순간, 또 한 번 자만이 스쳤다. '이번엔 진짜 레벨 업인가?!'


물론, 레벨 업까지는 아니지만 확실히 조금은 경험치를 쌓은 듯했다. 2km 경과 지점부터 다소 느려졌어도 목표했던 3km까지 평균 5분 55초대로 달릴 수 있었다. 목표를 채우고 나니 몸과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그럼 5km까지 달려볼까?' 그렇게 나는 다시 달렸고 비교적 편안히 5km를 완주했다.


러닝 시간 30분 10초, 평균 페이스 6분 1초. 비록 평균 페이스 6분을 넘겼지만 더 값진 걸 느꼈다. '안정적으로 달린다'는 감각. 3일 전 첫 5km보다 더 편안하고 덜 힘들게 달릴 수 있었고 내 몸이 천천히 러닝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아주 작은 부분이지만 굉장히 값지게 느껴지는 이 기분, 나쁘지 않은데?


음, 어쩌면 정말 레벨 1 정도는 올랐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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