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태어나고 오늘은 딱 삼십일이 되는 날이다. 길다면 길었고, 짧다면 짧았을 한 달이 지나가면서 아기는 한 뼘 정도 자랐다. 체중도 일 키로나 불었고, 먹는 양도 꽤 늘었다. 소화시키는 시간도 많이 짧아졌다. 잠도 조금 더 푹 자는 지, 잠들어 있는 시간도 몇 분 더 늘었다.
한 달 동안 나는 아기를 안고 안절부절 못했던 것 같다. 우는 아기에게 뭘 해주어야 하는 지 몰라 우왕좌왕했고, 그런 나를 보며 스스로 상처받았다. 아기의 우는 소리는 신경을 날카롭게 자극해서, 나는 아기가 없는 방으로 도망가고 싶은 마음을 애써 억누르며 어둔 밤을 겨우겨우 보내곤 했다.
친정 부모님, 남편, 산후조리사 선생님이 없었다면 어떻게 한 달을 보낼 수 있었을까?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나는 다행히 육아 스트레스로부터 한 걸음 떨어질 수 있었다. 스트레스가 극에 달할 때면 남편이든 엄마든 기꺼이 아기를 받아 안고서는 나갔다 오라며 현관 밖으로 나를 떠밀었다. 한 삼십 분 정도, 즐겨가는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해 한 손에 들고 동네를 한 바퀴 정도만 돌아도 마음은 금방 좋아졌다. 처음엔 하루에 한 번은 꼭 이 시간이 필요했지만 그 다음 주엔 이틀에 한 번, 지금은 나흘에 한 번만 산책할 수 있어도 마음을 다스릴 수 있을 만큼 나도 스트레스에 강해졌다. 이렇게 마음이 다져지기까지 주변 사람들이 정말 많이 도와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아기는 정말 하루하루 달라졌다.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잘 먹던 아기가 다음 날엔 거의 안 먹기도 했고, 하루 사이에 없던 잠투정이 생겨나기도 했다. 이제 익숙해졌다 싶으면 그 기대를 왕창 무너뜨리는 게 아기의 취미인 것 같았으나, 사실 알다시피 이 모든 것들은 아기도 힘들게 세상에 적응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아기는 소화를 시키기 위해서, 잠을 자기 위해서, 밥을 먹기 위해서, 기지개를 켜기 위해서, 똥을 누기 위해서, 모든 것을 위해서 온몸에 힘을 꽈악 주고 용을 썼다. 한참을 몸을 뒤틀고 온몸이 새빨개지도록 힘을 주는 아기를 볼 때면 품에 안아 등을 두드려주면서 그의 하고픈 일을 응원했다.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엔 우는 아기조차 예뻐보였다.
한 달, 우리가 서로에게 적응하는 삼십일. 많은 일들이 있었고, 여러 순간이 있었다. 우리는 부모 자식이라기보다는 고통을 함께 하는 동지 같았다. 아기를 알아가는 시간이라기보다는 사랑이 어떻게 싹트는 지 조금씩 알아가게 되는 시간이었다. 나와 아기를 포함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많은 관계들에 대해서도 새로이 사랑이 돋아났다. 아기가 온 지 삼십일이 되는 날, 나는 아기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었다. 너로 인하여서 우리의 세계는 보다 더 긍정적이라고, 이렇게 더 아름답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