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높이 솟은 산이 되기보다
여기 오름직한 동산이 되길
내 가는 길만 비추기 보다는
누군가의 길을 비춰준다면
내가 노래 하듯이 또 내가 얘기 하듯이
살길 난 그렇게 죽기 원하네
삶의 한절이라도 그분을 닮기 원하네
사랑 그 높은 길로 가기 원하네
<소원>, 꿈이 있는 자유
2년 전 결혼식에서 나와 남편은 노래를 불렀다. '꿈이 있는 자유'의 <소원>이라는 노래였다. 고고한 듯 혼자 높아지는 삶보다, 모두를 함께 품을 수 있는 삶을 담고 있어 기도하는 마음으로 불렀다. 그런 삶을 살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아기를 가졌을 때 나라 안팎으로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세월호 1주기, 칠레 대지진, 시리아 난민사태, 메르스 사태, 그리고 많고많은 철거민들, 배고픈 예술가들의 죽음... 뉴스를 보면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때마다 기도했다. 우리 아기는 자라서 약한 사람의 편에 설 수 있기를, 고통스럽고 힘들더라도 우리 모두가 함께 사는 삶 속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를.
그렇게 간절한 마음이었는데 열 평 공간 안에 아기와 씨름하다보면 이 마음을 쉬이 잊게 된다. 광장에 나갈 수 없는 발이 아쉽고, 키보드로만 평화를 외칠 수밖에 없는 현실이 괴롭고...
오늘은 2차 민중총궐기가 있는 날이다. 1차 민중총궐기 때 우리 가족을 대표해서 광장에 나갔던 남편을 기다리며 보았던 실시간 뉴스에 충격 받았던 기억이 난다. 백남기 선생님이 물대포에 맞아 쓰러지고, 쓰러진 이후에도 계속 물대포를 맞던 모습이 너무 선명하다.
모든 시위는 평화를 지향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비폭력을 택하든 그렇지 않든. 이것은 사회에 받아들여지지 않는 자들의 아우성이기 때문이다. 부디 오늘은 그 어떤 부상자도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경찰의 강경 진압이 있지 않기를, 또한 백남기 선생님이 얼른 쾌차하시기를.
공장에서 쫓겨난 노동자가 원직복직하는 것이 평화
두꺼비 맹꽁이 도롱뇽이 서식처 잃지 않는 것이 평화
가고 싶은 곳을 장애인도 갈 수 있게 하는 것이 평화
이 땅을 일궈온 농민들이 (더이상) 빼앗기지 않는 것이 평화
성매매 성폭력 성차별도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 세상
군대와 전쟁이 없는 세상 신나게 노래 부르는 것이 평화
배고픔이 없는 세상 서러움이 없는 세상
쫓겨나지 않는 세상 군림하지 않는 세상
빼앗긴 자 힘없는 자 마주보고 손을 잡자
새세상이 다가온다 노래하며 춤을 추자
<평화가 무엇이냐>, 조약골/문정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