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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EEN VILLAGE Apr 27. 2022

정말로 환경을 위해 모습을 바꾼 거라면 (1편)



 기업이 존재하는 명백한 이유는 이윤을 추구하기 위함이다.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기에 기업은 적절한 생산 요소를 얻어내고 또 투여한다. 그중에서도 자본, 즉 돈이라는 생산요소는 똘똘하게 머리를 굴려야 굴러오는 무엇이다. 때문에 기업은 그 돈을 굴려 들이기 위해 꾸준히 똘똘해질 필요가 있다.


 기업은 신용보증기금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는데, 신용보증기금 사업계획서란 돈을 빌리기 위해 필요한 보증을 목적으로 자사의 사업을 설명하는 공식적인 문서로 이해할 수 있다. 그 일부를 잠깐 살펴보자면 이렇다.



 '비즈니스 경쟁력 및 혁신성 분석'에 해당하는 이 파트는 “글쎄 이게 돈이 된다니까요”를 말하는 부분이다. 다른 건 읽고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받아들일 수 있는데 마지막 항목인 ESG 현황이 걸린다. 쉽고 간단하게 풀면 ESG 현황은 “글쎄 이게 사회적으로 의미가 있다니까요”를 말한다.


 과거에 비즈니스 경쟁력은 단순히 얼마만큼의 돈을 벌어들일 수 있는지에 집중하는 개념이었다. 이는 기업의 존재 이유이자 목적인 ‘이윤 추구’에 명쾌하게 맞아떨어지는 개념이다. 허나 2022년 현재, 신용보증기금은 기업에게 단지 머니 리턴만을 요구하지 않는다. 돈이 걸린 일에 추가로 하나 더, 해당 비즈니스가 가진 ESG, 사회적 의미를 설득시키길 요구한다.



 ESG란 무엇일까?



 Environment(환경), Social(사회), Governanace(지배구조)의 첫 글자를 조합한 단어이다. ‘지속 가능한’ 기업 경영을 위한 3가지 핵심 요소의 조합이다. 과거에는 기업을 평가할 지표로 돈에만 집중했다면 설득력 있는 ESG를 요구하는 이 시대는 기업의 비재무적 가치에 집중한다. 이는 물론, 기후 변화와 시민의 정치적 참여 확대가 맥을 같이 했다.


 세 가지 중에서도 가장 앞 순서로 오는 Environment, 환경은 단연 주인공이다. 묵인할 수 없는 환경 문제의 심각성은 모두가 자각하고 있으며, 제도적, 사회적 올바름을 실천하는 것을 떠나 환경을 등한시해 버린 기업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지 못할뿐더러 지각 있는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결국 환경을 생각하지 않는 기업은 제 발을 묶어 시들어가는 길을 걷게 될 것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ESG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특히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글로벌 IT기업들은 재작년부터 ESG 관련 활동 비중을 크게 늘리고 있는 추세다. 구글은 향후 10년간 투자해 5기가와트 규모의 태양열, 풍력을 확보하겠다는 ‘탄소 제로 에너지 프로젝트’를 밝혔고 마이크로소프트는 나틱 프로젝트로, 100% 친환경 에너지로 가동되는 해저 데이터 센터를 건설하고 있다.



 애플이 아이폰 12의 기본 구성품에서 충전기와 유선 이어폰을 제외했던 것도 환경보호의 일환이라고 소개된다. “탄소 배출을 줄이고 소중한 자원의 채굴과 사용을 줄이기 위해 이어팟과 충전기를 신제품 박스에서 뺀다”는 주장은 즉 ESG를 고려한 기업의 움직임이라는 말이리라. 애플은 해당 발표를 기점으로 기존 제품에서도 충전기 어댑터와 유선 이어폰 지급을 중단하기로 하였는데, 추가적인 가격 인하는 없었다.


 가격 인하 없이 값은 그대로 받으면서 구성품이 사라진 것에 대하여, 환경을 위함이라는 명분이 얼마큼 소비자의 마음을 잡아 둘 수 있을까? 환경보호를 위함이라는 기업의 주장은 허울 좋은 빈껍데기 정책이 되기 쉽다. 애플이 구성품을 빼고 수익을 늘리는 대신 소비자에겐 환경을 위함이라고 설명해버리는 건 ‘지속 가능한’의 의미에 맞지 않다.


 소비자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는 것은 변화의 결과가 아니라 사실 변화를 위해 고민한 흔적이다. 흔적에 남은 기업의 심사숙고가 소비자에게 신선한 놀라움을 줄 때, ESG가 제대로 실현되고 환경을 위한 기업의 움직임이 타당성을 갖게 된다. 막무가내로 변화의 결과를 통보하고 그것이 ‘환경을 위한 것이니 납득해라’ 하는 식의 애플의 움직임은 ESG 실천의 현명하지 못한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적절한 변화로 소비자에게 감동까지 선사하는 기업의 ESG는 뭐가 있을까? 다음 편에서는 기업의 고민의 흔적이 깨끗하게 전해져 소비자에게 환경을 생각하도록 했던 ESG의 긍정적인 예시를 살펴보겠다.



 (2편에 계속)









Editor & Contents Director : 송 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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