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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EEN VILLAGE Apr 03. 2022

큰 파도가 온다:
 환경을 위한 기업들의 일렁임



로켓 배송으로 온 요거트로 아침을 챙겨 먹고, 새로 마련한 전기 자동차로 출근한다. 회사에 도착하기 전, 스타벅스에 가서 드라이브 스루로 커피 한 잔. 저녁으로 간단하게 맥도날드를 먹으며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를 본다. 향긋한 바디워시로 개운하게 샤워한 뒤, 집 앞 편의점에서 산 무라벨 생수로 목을 축이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정말 '있을 법한' 평범한 한국인의 하루 아닌가. 우리는 매 순간 인지할 수 없을 정도로 대기업이 만들어낸 상품과 서비스를 사용하며 살아가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기업은 전 세계 수많은 이의 일상에 침투하고 있어, 그들의 메시지는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 낼 만큼 강한 영향력을 지닌다. 이에 기업들은 사회적 역할에 책임을 느끼고 '환원'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캠페인과 프로젝트를 꾸준히 지속해오고 있다.


 이 시대의 기업들이 큰 책임을 느끼는 지점은 당연 환경 문제다. 어느덧 'ESG'라는 단어는 뉴스 곳곳에 매일 등장하고 있으며, 작은 기업부터 글로벌 기업까지 환경 문제 해결을 필두로 내세우고 있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아닌 '그럴싸한' 묘책으로, 브랜드의 이미지를 위한 임시방편 선언은 아닐지 의구심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100명보단 1,000명이 1만 명보다는 5천만 명 소비하는 기업에서 목소리를 낸다면 우리 사회가 변화하는 속도는 더 가속화될 것이다. 지금 전 세계는 환경을 위한 기업들의 목소리로 큰 파도가 일렁이고 있다. 일상 속 익숙하게 소비하고 있는 기업들이 환경을 위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가 엮어본다.



 발가벗은 생수의 등장


 가지각색 라벨지로 화려했던 생수 코너가 투명해지기 시작했다. 무라벨 생수와 음료수가 대거 등장하고 있는 것. 무라벨 생수의 이점은 페트병의 분리배출이 쉬워지고, 라벨지로 인한 비닐 배출량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필(必)환경시대에 걸맞은 긍정적인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8.0 ECO 300mL


 2020년 1월 국내 최초로 등장한 무라벨 생수는 롯데칠성음료가 출시한 '아이시스 8.0 에코'다. 출시 후 1월부터 8월까지 약 1억 3,000만 개(500ml 페트병 환산 기준)가 판매되었는데, 라벨 포장재의 절감량은 라벨 한 장당 무게를 1.5L와 2L는 0.8g, 500ml는 0.3g으로 환산할 때 약 35톤(t)에 이른다고 한다.


 무라벨 생수가 최초로 등장한 후 만 2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 음료수에도 무라벨 제품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코카-콜라는 지난 10월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고유의 컨투어병 디자인을 적용한 무라벨 페트 제품 '코카-콜라 컨투어 라벨 프리'를 출시했다.


코카콜라


 이처럼 생수와 음료 산업에서 큰 기업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며 무라벨 음료는 일상 속에서 만연화된 추세다. 라벨지를 일일이 떼어 버리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어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용기의 디자인과 뚜껑에서 개성을 드러내는 각 사의 노력도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무라벨 생수의 출현을 예상하지 못했듯, 앞으로 더 많은 포장 디자인에서 환경을 위한 이색적인 시도가 나오지 않을까?



 햄버거 기업이 전하는 환경 친화 정책


 전 세계에서 37,000여 개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매일 6,900만 명의 고객이 찾는 '글로벌 기업' 맥도날드. 그들의 목소리는 그 어느 브랜드보다도 많은 곳에 가닿고 있다. 그간 맥도날드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온 점은 자명하다. 한국 맥도날드는 지난 2020년 친환경 포장재 사용과 친환경 바이크 100% 교체 등 환경친화적 매장 운영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선언했다.


맥도날드


 한편 육류 소비의 대표 주자 기업으로서 어떤 자세를 취하고 있을까. 맥도날드 '스케일 포굿(Scale for Good) 캠페인'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가 규정한 유해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은 건강한 닭고기만을 사용하며, 2025년까지 공급받은 계란을 '동물복지란'으로 교체 예정이라고 전한다.


 닭고기와 계란의 하루 소비량이 엄청난 맥도날드에서 재료를 교체한다는 것은 큰 결단일 터. 그러나 육류 소비로 인한 기후 변화 문제를 해결하기엔 아쉬움이 남는다. 대체육을 활용한 메뉴가 지속해서 개발되고 있지만, 전 세계 맥도날드가 사용하는 육류 공급을 위해 수많은 곳에서 가축이 길러지고 있을 것이다.


 또한, 일부 환경운동가들은 세계에서 가장 큰 패스트푸드 체인점 맥도날드가 지구온난화에 일정 몫 이상에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실제 비정부기구 '제로 웨이스트 프랑스(ZWF)'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맥도날드는 1분에 약 2.8톤(t)의 포장재를 사용했다. 이를 연간으로 계산하면 무려 150만 톤(t)이다.


맥도날드


 환경을 향한 적극적인 움직임에도, 많은 이들의 눈초리를 받으며 우려를 낳고 있는 맥도날드다. 전 세계 어디에서나 만나볼 수 있는 만큼 그들의 움직임이 전 세계 유통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하다. 글로벌 기업으로서 앞으로 더 많은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 기대해 본다. 먼 미래엔 최초의 '고기 없는 햄버거 가게'가 되진 않을까 상상해 본다.



 화장품 공병은 어떻게 처리해요?


 화장품만큼 애매모호한 것도 없다. 다 쓴 화장품 공병은 유리일까? 플라스틱일까? 화장품이 남아 있으면 어떻게 처리하지? 아모레 퍼시픽은 국내 수많은 화장품 브랜드의 모기업으로서 그 대답을 자처해왔다. 포장재 용기 구조 개선을 통해 버려지는 내용물을 줄이는 데 앞장서고 있으며, 공병을 회수하는 캠페인으로 리사이클링에 앞장서고 있다.


 제로 웨이스트 바람이 불기 전인 2009년부터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로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발간해왔던 기업. 또한, 크고 작은 규모로 곳곳에 등장한 '리필 스테이션'의 모태가 되기도 했다. 리필 스테이션은 준비한 공병에 샴푸와 바디워시 등 원하는 제품 내용물을 원하는 만큼 전용 용기에 담아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이니스프리 공병공간점


 최근에는 이니스프리가 추구하는 가치와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 '공병공간점’을 업사이클링 아티스트 그룹 ‘패브리커’와 함께 리뉴얼하여 선보이기도 했다. 고객들은 이곳에서 다 쓴 화장품 공병을 반납하는 것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분쇄물로 튜브 짜개 등 새로운 굿즈를 만드는 전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뷰티에 대한 관심사와 소비가 날로 늘어나는 만큼 아모레 퍼시픽의 행보는 화장품 업계에 큰 의미를 지닐 것이다. 비건 화장품과 ‘플라스틱 제로’ 브랜드가 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드럭 스토어에는 아모레 퍼시픽의 수많은 화장품이 굳건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부디 유의미한 변화로 뷰티 업계에 더 큰 일렁임을 만들 수 있길 바란다.







Reference

· 맥도날드

1. <데일리그리드> 맥도날드, 사회·환경 위한 새로운 실천 계획 발표 - 이준호 기자, 2020.10.05

2. <맥도날드 공식 홈페이지> 맥도날드 사회적 책임 

3. <뉴스펭귄> https://www.newspenguin.com/

4. <이뉴스투데이> 스타벅스·맥도날드, 플라스틱 빨대 등 1회용품 줄인다 - 신하연 기자, 2020.11.25


· 아모레퍼시픽

5. <컨슈머타임즈> "제로 웨이스트 앞장"…아모레퍼시픽, 친환경 선도 기업 '우뚝' - 김아령 기자, 2021.05.18

6. <NewsQuest> [ESG경영시리즈-아모레퍼시픽] 버려진 화장품 공병, 작품으로 재탄생...'더 아리따운 세상' 위한 도약 - 김보민 기자, 2021.05.18


· 무라벨 생수

7. <한국지역난방공사 블로그> 무라벨 생수 페트병 라벨이 사라지는 이유는?

8. <Moneys> 쓰레기도 사람도… 유통가 ‘無 바람’ 거셌다 - 연희진 기자, 2021.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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