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원단으로 가방을 만드는 브랜드 '메일팩'은 우리에게 익숙하던 면 원단에 의문을 제기한다. 목화를 재배하고 원단으로 만드는 과정 동안 엄청난 양의 물과 화학 물질이 투입되는 것에 주목한 것.
‘종이 원단에 필요한 종이도 나무를 파괴해서 만드는 것 아닌가?’ 라는 의문이 든다면, 메일팩이 사용하는 종이 원단에 대한 소개를 정독해보자.
“메일팩의 에코백은 FSC COC 인증을 받은 원단입니다.
불법으로 벌채하지 않고,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으로 잘 보존된 산림에서 만들어졌습니다”
물론 이러한 점에 대해서도 소비자 개개인의 더 깊이 있는 가치 판단이 필요해 보인다.
확실한 것은 메일팩이 지속 가능한 가방 생산에 지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다. 종이 원단에 화학 발수 코팅을 하지 않으며, 가방을 제작할 때 버려지는 자투리 원단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 메일팩을 좀 더 가까이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커먼그라운드의 감각적인 독립서점 ‘인덱스숍’에서의 기획전시를 통해서 말이다. (1월 30일까지)
‘바늘과 실’만큼이나 자연스러운 ‘종이와 책’의 조합이다. 종이의 포근한 느낌을 물씬 풍기면서도, 인덱스숍의 로고와 결합해 모던한 모습을 띄는 메일팩의 가방이 한 켠에서 존재감을 뽐내는 것을 볼 수 있다.
기획전시에서 한 번 더 확인할 수 있는 메일팩의 면모는, 자투리 원단의 새 활용이다. 특히, 가방을 만들고 남은 원단으로 카드지갑을 만들 수 있는 키트는, 상품성을 띄면서도 자원의 활용을 생각해 볼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재치 있다.
‘카드지갑 메이킹 키트’는 인덱스숍의 온라인 판매처에서도 한정적으로 구매할 수 있어, 에디터 본인도 직접 메일팩의 종이원단을 만져보고 카드지갑을 만들어보았다.
깔끔한 설명서를 따라 차근차근 만들다보면, 3분 안에 카드지갑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어쩌면 종이 원단에 대한 수많은 설명보다, 직접 종이 원단을 만져보는 잠시의 시간 동안 그에 대한 더 많은 생각을 주체적으로 했던 것 같다.
메일팩의 카드지갑은 왜인지 자꾸 손으로 만져보게 된다. 손으로 쓸어내릴 때마다 들리는 바스락진 소리가 익숙해 고심해보니, 책장을 넘길 때의 소리였다. 그 느낌에 매료돼, 메일팩의 다른 제품들을 체험해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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