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쫄딱 망해버린 내 첫 쇼핑몰
마지막으로 일하게 된 곳은 여성복 온라인 쇼핑몰이었다.
왕년에 엄청나게 잘 나가던 곳이었는데 사장님이 한동안 쉬었다가 다시 문을 열게 되었다고 했다.
드디어 온라인 쇼핑몰 중의 꽃인 여성복 쇼핑몰에서 일하게 된 나, 출근길이 너무나도 행복했었다.
요즘 말로 힙하다고 그래야 되나.
옷도 원가로 사입을 수 있고 회식도 자주 하는데다가 같이 일하는 언니들도 엄청 웃기고 재밌게 일했었다.
여기서 쇼핑몰 모델들 보정하는 걸 많이 배워서 퇴사하고 많이 써먹었다.
비록 일이야 많이 힘들긴 했지만은 그곳에서 함께 일했던 언니들과도 아직까지도 아주 가까운 관계로 남을 정도로 좋은 추억이 참 많았다.
하지만 그리 오래 다니진 못했다.
회사의 운영진들 분란이 생기기도 했고
어수선한 와중에 오랜 지병이던 담낭염이 도져 결국 제거 수술을 하게 되었다.
한달을 냄비 한개도 들지 못할 정도로 회복이 더뎠는데
그렇게 몸이 안 좋아지는 바람에 퇴사를 하게 되었다.
오래 전부터 쇼핑몰들 상품 상세페이지 만들어주는 일을
부업으로 틈틈이 하고 있었으니 벌이는 아주 없지는 않았지만 거의 입에 풀칠이나 겨우하는 수준이었다.
마침 남자친구(지금의 남편)가 커피 용품 사업을 하면서 운영하던 온라인 쇼핑몰이 거의 방치된 상태였는데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왠지 내가 해도 잘 할거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나는 '어라운드' 라는 이름으로 쇼핑몰 상호를 바꾸고 여성 액세서리를 팔기 시작했다.
남대문에서 물건을 떼다가 팔았는데
도매 시장 사람들은 무섭다는 선입견에 지레 겁을 먹고 초보가 아닌 척 하느라고 아주 고생을 했다.
택배 박스도 인터넷에서 주문하면 될거를 굳이 방산시장에서 사서 직접 들고 오다가 전철에서 잃어버리기도 했다. 눈물 겹다.
배운건 있어서 사진 찍고 상세페이지 만들어서 올리는 것 까지는 어떻게 했는데 판매가 문제였다.
나는 광고는 할 줄 몰랐다. ㅎㅎㅎ
어떻게 팔지... 하고 있었는데 가족과 친구들이 사주면서 주문이 꽤 들어왔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별로 맘에 들지 않아도 응원 느낌으로
사준 티가 났던 것도 같은데 그땐 그게 다 내 능력인 줄 알았다. 스스로 내가 안목도 있고 장사천재라고 착각하며 신나 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현실이 보이기 시작했다.
조급한 마음에 광고해 준다며 다가온 업체에게 나름 거금을 결제하고 광고를 맡겼더니 가관도 아니었다.
광고를 하루에 10만원을 돌렸는데 매출이 10만원이었다.
그렇게 내 첫 액세서리 쇼핑몰은 쫄딱 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