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병원 생활 5년째인 우리 아빠.
슬픔과 절망의 시기를 지나고 나니 이제는 아빠 친구들과 통화할 때마다 농담처럼 말하곤 한다.
“우리 아빠가 아마 제일 오래 사실 것 같아요.”
그러면 아빠 친구들이 빵 터져서 그렇게 좋아하신다.
아빠 곁에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오신 간병인 선생님이 계신다. 한국에 오신 지 9년째라 내가 하는 말도 거의 다 이해하시고 소통하는데 문제가 전혀 없다.
작은 체구지만 늘 부지런하시고 그 덕분에 아빠는 5년째인 병동생활에도 욕창 하나 없이 언제나 예쁘고 단정한 모습으로 누워계신다.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어도 말로는 부족해서 바나나처럼 드시기 쉬운 과일이라던지 작은 간식을 챙겨가거나 가끔 복권을 두 장 사서 나눠가진다.
면회를 마치고 돌아서기 전 간병인 선생님께 두 손을 모으고 인사드렸다.
“라흐맛(Raxmat)”
그 한마디에 선생님은 양손 엄지를 번쩍 들어 올리며 환하게 웃으셨다.
다음번엔 더 많은 말을 배워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