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의 여행이 남긴, 작고 단단한 조각들
사실 아이 셋을 데리고 혼자 여행을 다닌다는 건,
말처럼 쉽지 않았다.
운전하고, 챙기고, 먹이고,
재우는 일까지 모두 나 혼자였다.
밤이 되면 지쳐서 아무 일도 하기 싫고,
아이 셋과 한 공간에 누워
잠드는 게 막막할 때도 있었다.
그래도 돌아와 여행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꼭 힘든 순간만 남아 있는 건 아니었다.
정신없이 흘러간 시간 속에서도
퍼즐 조각처럼 반짝이는
행복들이 하나씩 자리하고 있었다.
아이들과 함께 다랑쉬오름에 올랐을 때,
눈 오는 사려니숲길을 걸었을 때,
유채꽃은 덜 피었지만 들판에서 뛰놀던 순간,
눈이 소복이 쌓인 우리들만의 마당에서
썰매를 탔던 날…
그 모든 순간이 나와 아이들의 기억 속에
조그만 조각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언젠가 아이들이 힘든 일을 겪거나
마음이 고단할 때,
이 조각들이 그들을 위로해 주길 바란다.
그때 ‘엄마와 함께했던 그날들’이
작은 불빛처럼 떠올라 다시
나아갈 힘이 되어주기를.
나 역시 그러한 조각들 덕분에
지금의 버거운 시간을 견뎌내고 있다.
흘러가는 시간은 붙잡을 수 없지만
그 위에 쌓인 추억의 조각들은
그 시간을 더 단단하고 의미 있게 만든다.
그 반짝임이 많아질수록
삶의 무게를 이겨내는 힘도 커진다.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부모의 의무이자,
사랑의 방식이다.
여행은 우리의 삶처럼
늘 예측 불가능한 일들로 가득하고
몸은 고단해지지만,
그 속에서
나와 아이들은 조금씩 단단해진다.
그래서 난 여행이 좋다.
아이들과의 여행이 결코 쉽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아이들이 더 이상 나와 여행을 가기 싫어할 때까지
나는 계속 여행을 다닐 것이다.
내 기억의 주머니 안에
아이들과의 추억을 가득 채워두어,
언젠가 힘든 날이 오더라도
그 기억 덕분에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말이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과의 여행을 적극 추천한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우리는 오늘도 조각을 모으며 살아가니까.
잠시 멈춰 있던 시간이었다.
쓰기엔 마음이 너무 지쳐 있었고,
매일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단 한 문장조차 꺼내기 어려운 날들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렇게 다시 노트북 앞에 앉아보니,
그동안 멈춰 있던 마음이 조금은 풀리는 것 같다.
글을 쓰는 일은 결국,
나를 다시 나답게 만들어주는 일이었다.
그동안 기다려준 분들께,
그리고 여전히 이 글을 읽어주는 누군가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이번 글이 누군가의 지친 하루에
조금의 숨결처럼 닿을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조금씩 조각을 모으며 살아가고 있으니까.